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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지난주 내도록 그에게 어찌나 짜증을 냈던지 그가 나를 진정시키느라 식은땀을 몇 번이나 흘렸다. 역추적을 해 보니 이유는 바로 '회사'였다. 일이 많아서 짜증 난다. 오늘 아침은 일찍 출근해서 청소까지 하려니 더 그렇다. 함께하다가 이곳을 떠난 이들이 '청소+권태기=청태기'가 가끔 온다고 말했는데, 입사한지 1년이 다 되어가는 내게도 이제 적용되는 걸까. 가만히 있어도 손과 발이 시린 이 아침에 잠 덜 자고 일찍 출근해서 해야 하는 일이 청소라니. 자기 전에 를 보았다. 기괴하고 폭력적이라 무서웠지만, 15세 이상 관람가인 것을 보고 용기를 냈다. 미국에서 R등급을 받았다는 걸 안 것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였다. 세상이 망했는데도 희망을 찾으러 떠난 이들이 있었다. 나는 마음만 먹으면 매일 깨끗한 물로 씻을..

매우 찾고 싶은 노래가 있었다! 올드 팝송이고, The Platters의 'Smoke gets in your eyes'랑 살짝 비슷하고, 제목인가 가사에 tears가 들어간다는 단서가 있었다. www.youtube.com/watch?v=H2di83WAOhU 참고 자료스 고등학생 때부터 10년 가까이 들었던 오디오는 CD도 재생되는 꽤 좋은 성능의 것이었다. 대학생이 되어 자취방으로 이사 가면서 나는 그 오디오와 CD장에 꽂혀 있던 CD 몇 장을 챙겼다. 우리 가족은 음악 마니아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아니었는데, 집에 음악 CD가 유독 많았다. 그 CD들은 자켓 이미지가 비슷하여 언뜻 보아도 세트였다. 나중에 원룸에서 보니 CD에 비닐 포장까지 붙어 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그게 우리 집에 있었음에도 아무도..
분이 안 풀린다. 여러 번의 경험으로 소중한 관계에서만큼은 회피 안 하겠노라 다짐했지만, 이제 그냥 놓고 싶다. 잘 이해가 안 된다.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다. 그 기록이 손에 있고 자꾸 보기 때문일까? 없는 셈 치고 안 보면 나아지려나? 궂은일 했다고 애지중지 카타코토의 카레를 들고 퇴근길 사람들을 비집었던 그때 그는 사케니 하이볼이니 주종 고르기에 바빴다는 게, 내가 어디까지 아는지 말 안 하면 자기도 입 다무는 게, 넘어가기 힘들다. 처음엔 왜 그랬는지가 궁금했고, 다음엔 왜 감췄는지가 궁금했는데, 그 다음엔 그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헝클어졌다. 나랑 다른 거 알지. 내가 하는 걸 그는 안 하고, 내가 못하는 걸 하는 사람이라는 거 알지. 그래서 어떤 사람이라는 건데? 시원치 않은 그런 대..
얼마 전에 만난 EJ는 최근 애인과 헤어진 소회를 밝혔다. "아쉽긴 하지만, 원래 없었던 것이고, 꼭 있을 필요도 없는 건데." 찬과 한 몸처럼 붙어 있는 나에게도 울림이 있는 말이었다. 어제 그의 거짓말을 알아차렸다. 오늘 예정된 저녁 약속의 주인공은 친한 남자 동생들이 아니었다. 미분당 쌀국수를 먹었던 날 메시지를 보냈던, 내 생일날 찬이 정류장에서 함께 버스를 기다려줬던, 그의 사진과 영상들을 그에게 잔뜩 보내던 바로 그 여자와 만나기로 한 것이었다. 그는 내가 물증을 들먹이니까 그제야 사실을 실토했다. 실망스러웠다. 그가 너무 솔직해서 나를 불편하게 할지언정 사실을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초지일관이었다. 내가 싫어하니까, 내가 걱정할까 봐 그랬단다. 나..
MJ가 결혼 날짜를 잡았다는 소문을 들었다. 당사자는 아니라고 했다. 전말은 이랬다. MJ는 여러 차례의 소개팅 끝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빨리 결혼하고 싶어 했다. 그들은 서로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다. 둘은 웨딩플래너를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둘 사이에 균열이 일어났다. 가까스로 관계가 회복됐지만 더 이상 결혼 이야기는 나누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부모님께 남자 친구를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었던 딸이 남자 친구를 인사시키고 웨딩플래너와 만났다는 사실을 안 그녀의 부모님은 언제 결혼하냐고 그녀를 채근했다. 내가 "너 결혼해?!?!?!!"라고 했을 때 MJ는 남자 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을 무렵이었단다. 그녀의 입장이 참 곤란하겠다 싶었다. 애인이 거리끼는 행동을 했을..
그에게 몹쓸 짓을 한 것 같다. 기분이 좋지 않다. 그를 지켜줘야 할 것 같은데,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한 번도 상처 받은 적 없는 듯이 늘 새롭게 내 기분을 맞춰주는 그가 안쓰럽다.
코로나 시대. 새로운 일과 새로운 남자, 이 두 가지가 나의 가장 큰 변화이다. 대학원생 때는 시간당 20만 원을 받는 상담사가 되기를 기원하였으나, 상담사로 사회에 발을 내딛으려면 연봉도, 복지도, 심지어 고용도 보장되지 않는 얼마인지 모를 얼마간을 감수해야 했다. 졸업이 다가와도 이게 정당한지,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지 결단이 서지 않았다. 때맞춰 코로나가 기승을 부렸다. 상담센터들이 문을 닫았다. 특히 관심 있었던 청소년상담복지센터들은 입사 서류를 받고 연락이 없다가 몇 달 뒤 채용이 연기되었던 거라고 뒷북을 치기도 했다. 그 사실을 몰랐던 나는 서류 광탈이 익숙해지자 상담 말고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더 이상 행정직은 하고 싶지 않았다. 과하게 투자한 학비를 보상받진 못하더라도 관련된 일을..
근황. 요즘 이웃 분들의 포스팅이 별로 없어서 나도 뜸해졌다. 그는 이전보다 이른 퇴근을 하고, 나는 운동을 안 한지 한 달이 넘었다. 친구가 된 직장 동료가 오늘을 마지막으로 퇴사했다. 오랜만에 집을 돌보았다. 택배들을 대충 정리했다. 조르바와 밀 파티를 즐기며 깊고 긴 대화를 나누었다. 책 한 권을 완독했다. 집에 있는 다이어리를 폈다. 임상심리사 교재도 펼쳤다. 셋 다 얼마만에 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자신이 안 해도 될 줄 알았던 설거지를 마친 그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고독과 몰입의 상반성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는 고독과 외로움이 뭐가 다르냐고 했다. 일단 같다고 생각하라 말했지만, 난 저자가 아니니 알 도리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