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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체스키 크룸로프 당일치기 투어를 다녀왔다! 드디어 날이 활짝 갰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해가 뜬 날이라 일기예보에서 일교차가 크다는 걸 확인했어도 치마와 얇은 스타킹, 내복, 얇은 남방과 자켓으로 잔뜩 멋을 낸 옷차림을 했다. 그리고 결국엔 혹시나 해서 챙겨간 경량조끼 껴 입고 그래도 안 되어서 C의 아우터까지 껴 입었으니, 멋부리다가 졸지에 옷 5겹 입고 다녔다. :) 그리고 날이 개어 너무 좋았다. 밝고 맑은 체코를 만났다. 프라하에서는 도시를 상징하는 기념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따로 없었지만, 체스키 크룸로프에서는 도시가 그려진 마그네틱을 하나 구입하였다. 하지만 투어를 마친 다음에는 이제 그만 한국에 갈 때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오늘은 특정 에피소드가 없긴 했지만, 이번 여행에서 실수에 대처하..

오늘은 프라하를 종일 즐길 수 있는 첫날이었다! 하지만 관심 있었던 프로그램의 비대면 설명회가 프라하 시각으로 오전 10시부터 진행되어, 그게 끝나야 어디를 가든, 무엇을 보든 할 수 있었다. 어제 함께 고민을 한 끝에 카페에서 빵으로 조식을 먹으면서 설명회를 듣기로 하고 마치면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하기로 하였다. 비가 계속 온다고 하여 최대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이었다. 어제 너무 추웠는데 오늘도 비슷한 기온인 거 같아 패션을 포기하고 옷을 막 껴 입었다. 목도리에 핫팩까지 완전 무장을 하였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까 아쉽긴 했지만... 그렇게 입었어도 추웠기에 잘한 선택 같다.모종의 이유로 10시 3분에 카페에 도착하였고, 정신없이 설명회를 듣는 나 대신 C가 차와 빵을 주문해 주었다. 구글의 좋..

멋들어지고 재미지고 유익한 글을 쓰길 늘 기대하지만, 결국 구상만 하다가 시작도 안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체코, 오스트리아, 스위스 3개국을 여행하는 첫 유럽 여행이자 신혼 여행에 태블릿을 챙긴 것은 서투르고 거칠어도 당시의 경험과 느낌을 남기고 싶어서였다. 짐이 너무 많아서 끝까지 두고 갈지 가져 갈지 망설였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 지금 잘 챙겨왔다 여겨진다.오늘 회사에 큰 행사가 있었다. 내 신행 날짜는 행사 일정을 잡기 한달도 더 전에 확정 및 보고되었으므로 상관 없었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그래도 비행기 타니까 회사 생각은 싹 사라졌다. 약간 지연되어 약 14시간 동안 기내에 있었고, 먹고, 자고, 귀가 아프도록 이어폰을 꽂고 뭘 보다가, 자고, 먹고의 반복이었다. 기내식을 2번 먹고,..
매우 바쁘지만 이럴 때 쓰는 일기가 또 재미있긴 하다. C와 살림을 합쳤고 아직 정리는 다하지 못했다. 신혼집엔 붙박이장은 하나도 없고 수납공간이 적어서 서로 짐을 많이 버렸다. 그래도 버리긴 아쉽고 둘 데는 없는 짐들이 있어 생존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몇 년 간 쓴 다이어리(a.k.a. 팔만대장경)들이 있다. C가 절대 보지 않아야 하지만, 나에게는 과거를 마주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모아 보니 엄청 많은 포스트잇, 메모지, 플래그, 볼펜, 케이블 등도 있다. 어떤 포스트잇 모음 상자에는 찬의 증명사진이 붙어 있었고, 그걸 떼서 버리기 뭐해서 더 많은 포스트잇으로 그 위를 덮었다. 역시 짐 정리 중에 발견한 찬의 첫 편지에는 오랫동안 연애하고 결혼하자고 적혀 있었다. 종종 ..

오랜만에 집에서 써 본다. C의 친구 결혼식에 하객으로 갔다. 내 결혼식 이후에 처음 가 보는 결혼식이었다. 비슷한 점, 다른 점들이 보였다. 그곳은 밥이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었으며, 생맥주, 와인까지 무료 제공이라, 원 없이 먹고 마셨다. 와인 두어 잔에 조금 헤롱하고 배부른 상태에서 음식을 더 뜰 때 문득 'C는 결혼 생활에 만족할까?' 싶었다. 결혼 제도가 거북했던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남편보다 집안일이나 아이 양육에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나는 혼자서도 바쁘게 살았다. 가족이 생기면 몸이 부서지도록 밖에서 일하고 집에서 일해야겠지, 예상했다. 그런데 오히려 C의 집에 얹혀 사는 느낌이다. 살림을 아직 반쯤만 합치기도 했지만, 돈도 내가 더 적게 벌고, 집안일도 더 적게 하며..

어제 결혼했다! 아직 법적으로 신고를 한 건 아니지만 남편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이 생겼다.드레스를 몇 박 며칠 고민했다. 피팅 때 반응이 가장 좋았던 건 슬림한 실크 머메이드 드레스였다. 특히 어머니는 이런 옷은 조건(?)이 안 되면 입고 싶어도 못 입는다며 나를 회유했다. 그러나 피팅의 기억은 점점 흐려지고 남은 사진들을 확인했을 땐 풍성한 드레스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식순 대본을 쓰면서, 일부러 신부의 외모를 칭찬하는 말을 전부 뺐는데(사회자 선배가 이 말 듣고 손뼉 침ㅋㅋ), 화려한 모습을 내가 원하지 않는다는 마음을 알아차렸다. 약간 촌스럽고 우스꽝스러울 것 같았고 그렇게 하고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리라는 결심이 서면서 결국 슬림 드레스 당첨! 그래도 장식도 없고 신체가 ..

어제 밤 11시가 넘어서 퇴근했다. 내가 겪고 쓰면서도 이게 무슨 말인가, 하루 지나고 보니 진짜 있었던 일인가 싶지만, 그랬다. 드레스샵 원장님은 예식 날까지 좋은 생각만 하면서 텐션과 컨디션을 유지하라고 하셨지만, 매일 아침 잠에서 깨면 계단 내려가서 하루를 시작하기 싫고 나갈 채비를 마쳐도 너무 추워서 못 나가겠고... 그러나 막상 직장에 도착하면 할 일이 태산이니 몰입해서 와다다 일하다가 시간이 다 가고 집 가면 허무해진다. 게다가 결혼식을 준비하다 보니 백 이백은 우습게 쓰고 있는 중이다. 돈 자체가 우스워졌고,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낭비벽이 세게 발동하여 밤새 사고 싶었던 옷이나 갑자기 먹고 싶은 음식을 즉각적으로 주문한다. 결혼을 하지 않았으면 평생 꿈이었던 프랑스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을 것..

어제 어머니와 C와 나의 본식 드레스 최종 피팅을 하러 갔다. 둘은 의견이 같았고, 난 애매했다. 그래도 셋 다 일치했던 건 '디자인이 단순할수록 더 잘 어울린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화려한 드레스의 분수에 맞지 않는(?) 느낌을 좋아하지 않았고, 밝은 베뉴와 그다지 어울리지 않을 거라 비즈 드레스에 미련은 없다. 하지만 무언갈 덜수록 더 괜찮다는 피드백에 소매도 없어지고 장식도 없어지고 이러다간 몸이 다 드러나게 생겼는데, 웨딩드레스가 신부에겐 예복이니 상대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겠다, 충실하겠다는 의미가 드레스에 담기는 게 중요하겠다고 생각했기에 어머니와 C의 의기투합이 약간은 당황스럽다. 거울로 봤을 땐 군살뿐이고 관리를 하면 좋겠지만 여기에서 과업을 더하기 부담스러워서 모른 척하는 중이라 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