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201217 jeudi 본문

적바림

201217 jeudi

도르_도르 2020. 12. 18. 12:46

분이 안 풀린다. 여러 번의 경험으로 소중한 관계에서만큼은 회피 안 하겠노라 다짐했지만, 이제 그냥 놓고 싶다. 잘 이해가 안 된다.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다. 그 기록이 손에 있고 자꾸 보기 때문일까? 없는 셈 치고 안 보면 나아지려나? 궂은일 했다고 애지중지 카타코토의 카레를 들고 퇴근길 사람들을 비집었던 그때 그는 사케니 하이볼이니 주종 고르기에 바빴다는 게, 내가 어디까지 아는지 말 안 하면 자기도 입 다무는 게, 넘어가기 힘들다. 처음엔 왜 그랬는지가 궁금했고, 다음엔 왜 감췄는지가 궁금했는데, 그 다음엔 그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헝클어졌다. 나랑 다른 거 알지. 내가 하는 걸 그는 안 하고, 내가 못하는 걸 하는 사람이라는 거 알지. 그래서 어떤 사람이라는 건데? 시원치 않은 그런 대답들로는 정말 모르겠다. 계속 이해하려고 머리 썼건만 이제는 이해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난 부딪히는 게 정말 힘겨운데, 거리를 두고도 자신을 잘 제시해 줄 순 없는 걸까? 상대방에게 맞춰서 나를 설명하는 것도 배려이자 능력 아닌가? 내가 심리학도라 눈이 높아진 걸까?

'적바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0111 lundi  (8) 2021.01.11
210107 mercredi: Rain and tears and sleeveless  (0) 2021.01.08
201216 mercredi  (0) 2020.12.16
201213 dimanche  (0) 2020.12.14
201207 lundi  (0) 2020.12.08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