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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C와는 여행지에서 알게 되었다. 그는 일행이 있었고 나는 혼자였다. 함께 술을 마시다가 그들은 내가 계획한 행선지와 숙소에 같이 가기로 했다. 그는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과 닮아 있었다. C는 아기를 갖고 싶다고 했다. 정확히 말하면 결혼의 목적이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아이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휴대폰 화면에 빛이 들어올 때면 그의 오랜 애인을 볼 수 있었다. C는 가끔 무서운 목소리로 “아, 또 시작이네.” 혼잣말을 했다. 휴대폰이 불나듯 울릴 때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운 건 그의 애인은 그와 연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처음을 함께했으리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기어코 오곤 했다. 말로 정리가 안 됐다. 하지만 어떻게 언어로 모든 걸 표현할 수 있나. 텔레비전을 보다가 감동적이라며 그가 눈..
F는 약속 장소가 뻔히 있는데도 자기가 있는 곳으로 오라고 했다. 나는 가게 앞에서 "집에 가고 싶다!" 소리 냈다. 그와 시간을 보내는 게 괜한 결정이었을까, 스스로를 채근했다. 뭐, 수 틀리면 좀 앉아 있다가 몸 안 좋다고 집에 가도 될 일이지. 코로나 시국에 몸이 안 좋은 건 귀가의 타당한 이유이니까. 그냥 가게에서 기다리겠다고 답장하고 맥주를 먼저 시켰다. 레드락은 시원했다. 습한 날씨와 약간의 짜증도 가라앉혀 주었다. F는 긴장한 것 같았다. 말을 잘하다가도 끝에 가면 길을 잃고, 휴대폰으로 나에게 보여주려던 것을 찾다가도 그게 뭐였는지 까먹었다. 그가 나를 예쁘다고 생각한다는 걸 알았다. 그건 아주 오랜 망각에서 건져 올린 알아차림이었다. F는 나와 있었던 일들을 여러 차례 나열했다. 언젠가 ..
어마어마한 피로를 무릅쓰고(무릎 아님 주의) 이러닝 교육을 듣다가 채용 사이트로 갔다. 처음은 옛 애인의 직장이었다. 아쉽게도 이 달 중순에 채용이 있었고 마감되었다. 그곳에 가려면 반년이나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의 이름을 검색하니 옮겼다는 부서에서 일을 잘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의 동료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기도 했고, 육아 휴직에 들어가기도 했다. 언젠가 그가 아이를 연속 셋이나 낳아 복직하지 않는 동료에게 피해를 받는 것처럼 말했는데, 그 생각에 여전히 이견이 없을까, 문득 궁금했다. 파도타기를 통해 경기도의 한 도시에서 상담사를 뽑는다는 공고를 발견했다. 공공기관에 소속되어 상담할 수 있는 점이 고용 안정을 보장해 줄 것 같아 매력적이었다. 자세히 읽어 보니 다음 달에 취득할 자격증이 당장..
일이 많다. 하지만 평생 이 일을 할 것도 아니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에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 8월은 뭉텅뭉텅 지나가는 느낌이다. 2020년부터 2022년에 이직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어느새 그 시기가 꽤 가까워졌다. 내가 원하는 일은 바로 ‘피해자심리전문요원’이다. 일단은 올해 상반기 경찰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 공고를 참고하여 내년 한 해의 계획을 세워 보았다. 피해자심리전문요원은 지난 몇 해 동안 상반기에 40명씩 뽑았다. 가끔 하반기에도 추가로 뽑았지만, 2022년은 아닐 확률이 높다. 내가 노리는 것도 2022년 상반기 경채이다! 단 40명 안에 들어가는 것. 올해의 경쟁률은 3.1:1이었다. 전체 경쟁률의 의미가 적은 건 지역별로 TO가 나기 때문이다(예컨대 인천은 1명을 뽑는데 1명이 지원했..

아픔만 남은 재택근무가 끝났다. 부서장은 이렇다 할 공지를 하지 않았지만, 다행히 타 부서원으로부터 재택근무가 연장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빨리 접했고, 뭐, 큰 기대도 없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구부정한 허리로 몇 시간씩 있다가 밤이 되어 잘라치면 뻐근하니까 할라아사나, 우스트라아사나,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 등을 열심히 했다.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요가 동작을 해온 요기(Yogi)이고, 특히 허리가 제법 유연하다. 허리를 활처럼 꺾으면 시원해지고 통증이 줄어들 줄 알았다. 어제는 새로운 헬스장 등록 일정이 있었다. 찬이 얼마 전부터 그곳에서 운동하기 시작해서 주말에라도 같이 운동 다니면 좋을 것 같아서 내린 결정이었다. 등록을 마치자마자 허리가 아프다는 나의 말에 그는 단단하고 돌기 있는 폼롤러를 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