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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5/03 (2)
화양연화
매우 바쁘지만 이럴 때 쓰는 일기가 또 재미있긴 하다. C와 살림을 합쳤고 아직 정리는 다하지 못했다. 신혼집엔 붙박이장은 하나도 없고 수납공간이 적어서 서로 짐을 많이 버렸다. 그래도 버리긴 아쉽고 둘 데는 없는 짐들이 있어 생존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몇 년 간 쓴 다이어리(a.k.a. 팔만대장경)들이 있다. C가 절대 보지 않아야 하지만, 나에게는 과거를 마주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모아 보니 엄청 많은 포스트잇, 메모지, 플래그, 볼펜, 케이블 등도 있다. 어떤 포스트잇 모음 상자에는 찬의 증명사진이 붙어 있었고, 그걸 떼서 버리기 뭐해서 더 많은 포스트잇으로 그 위를 덮었다. 역시 짐 정리 중에 발견한 찬의 첫 편지에는 오랫동안 연애하고 결혼하자고 적혀 있었다. 종종 ..

오랜만에 집에서 써 본다. C의 친구 결혼식에 하객으로 갔다. 내 결혼식 이후에 처음 가 보는 결혼식이었다. 비슷한 점, 다른 점들이 보였다. 그곳은 밥이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었으며, 생맥주, 와인까지 무료 제공이라, 원 없이 먹고 마셨다. 와인 두어 잔에 조금 헤롱하고 배부른 상태에서 음식을 더 뜰 때 문득 'C는 결혼 생활에 만족할까?' 싶었다. 결혼 제도가 거북했던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남편보다 집안일이나 아이 양육에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나는 혼자서도 바쁘게 살았다. 가족이 생기면 몸이 부서지도록 밖에서 일하고 집에서 일해야겠지, 예상했다. 그런데 오히려 C의 집에 얹혀 사는 느낌이다. 살림을 아직 반쯤만 합치기도 했지만, 돈도 내가 더 적게 벌고, 집안일도 더 적게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