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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3/13 『사랑은 왜 끝나나』_에바 일루즈 코앞에 있는 것을 본다는 일은 끊임없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 - 조지 오웰 3/14 『사랑』_임지연 사랑의 기원은 처음 사랑에 빠져 온갖 호르몬이 솟구쳐 황홀감에 전율하는 특정 시간이다. 사랑은 삶 속에서 지속되지 못하고 처음의 순간으로 환원된다. 3/15 『어떻게든 이별』_류근 「祝詩」 당신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지는 않겠습니다 내 기도가 들리지 않는 세상에서 당신은 당신의 기도로 나는 나의 기도로 서로의 삶을 살아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살아서 다시는 서로의 빈자리를 확인하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서로의 부재가 위안이 되는 삶이길 바랍니다 3/16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_스티븐 핑거 과거는 낯선 나라다.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다르게 산다. - L. P. 하틀..

3/6 『성』_프란츠 카프카 물론 그 애는 당신 앞에서 그에 대해 의심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될 거예요. 만일 그 애가 그렇게 한다면 자신의 생존 근거를 스스로 허물어뜨리고, 아직 자신을 지배한다고 믿는 법칙을 심하게 위반하는 셈이니까요. 3/7 『성』_프란츠 카프카 K 이렇게 입 잘 터는데 안 넘어가는 프리다 대단맨👍 어떤 관계에나 약점은 있기 마련이니, 우리의 관계라고 다를 바는 없지. 우리는 각자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다가 만났고, 서로를 알게 된 이후로 우리 각자의 인생이 전혀 새로운 길로 들어선 거야. 우리는 아직 불안정한 느낌이지. 너무나 새로운 생활이니까. 3/8 『성』_프란츠 카프카 대체 그가 원하는 건 무엇이고, 그는 얼마나 이상한 사람인가? 그가 얻으려고 애쓰는 것,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

연락이 없다. 데이트하는 날인가 보다. 연락 오면 산 정상의 풍경을 보여 주려 했다. 산의 시원한 조망을 좋아했던 것 같아서. 그리고 내가 멀쩡하고 건강하고 부지런하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대신 양껏 짧은 옷을 입고 따뜻한 봄 날씨를 만끽하러 나갔다. 무릎보다 긴 타이즈를 처음 신어 보았다. 요즘엔 체형을 신경 쓰지 않고 옷을 입는다. 어떻게 보이든 내가 나라는 증명이 필요하다. 언젠가 길 가던 이의 오버니삭스가 마음에 들어 옆의 애인에게 말했더니 오타쿠 복장 같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오늘 나는 오타쿠였다. 다행히 Y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Y는 내 외양에 관심이 없고 그건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특징이다. 를 보고 어떤 토론 주제가 떠올랐다. 다소 긴박하고 날카롭게 Y에게 그 얘길..

2/27 『제16회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_김행숙 외 7명 「너의 폭동」_김행숙 네 분노를 따라가는가. 너의 사랑을 따라가는가. 동지, 라고 부를 것 같애. 한 번만 더 내 가슴을 장작처럼 패면 네가 될 것 같애. 2/28 『고리오 영감』_오노레 드 발자크 실패할 때 우리는 항상 자기의 자부심을 알게 된다. 3/1 『당신이 오려면 여름이 필요해』_민구 「여름」 여름이 오려면 당신이 필요하다 모두가 숙소로 돌아간 뒤에 당신이 나를 기다린다면 좋겠다 3/2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_최재원 「자장가」 시를 자주 읽는 요즘. 너와 나 사이에는 몇 번의 밤이 남았을까 너와 나는 몇 번의 해를 삼켰을까 뜨겁다고 소리 질러도 너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낮은 푸른 가시를 밤은 흐린 가시를 가져왔다 3/3 『성』_프란..
이번 달부터 일을 다시 시작한다. 활동을 위해 필요한 서류들을 담당자에게 보내고, 슈퍼바이저에게도 인사 메일을 드렸다. 어느덧 출근하지 않은지 세 달차에 접어 들었다. 그동안 책과 영화와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들었다. 한눈 팔았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병원에 꾸준히 다닌 끝에 계획했던 치료 과정을 마쳤고 이후에 운동도 차차 시작하고 있다. 비록 다음 주에 작은 수술이 예정되어 있긴 해도 시간이 있으니 잘 마무리될 거라 여겨진다. 일을 하지 않아도 커리어가 멈추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히 공식적인 직함은 갖추어야 하고 거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깊이 있게 인간을 이해하는 토대 위에서 내담자를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다양한 자격증을 찔러 보고, 그에 따른 다양한 수련 방식을 경험하고,..

세상의 모든 책과 영화를 다 봤으면 좋겠다. 머릿속에 갖고 있다가 "나 이 책 읽었는데."라고 하면 "오, 나도!"라고 대답하면서 당신이 이해한 책의 면면을 경청하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야."라고 하면 "나도 나도!"라고 하면서 당신의 재잘거림과 취향을 온전히 느끼고 싶었다. 당신이 해석하는 음악과 미술 작품을 들으며 당신의 눈으로 보고 싶었다. 예술을 알려고 하지 않고 지낸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당신을 이해해야 하는데.

2/20 『데카메론 2』_조반니 보카치오 데카메론은 이런 사족이 너무 웃기다. 명문가 출신은 아니었지만 아주 호감이 가고 예의 바른 청년이었지요. 2/21 『지상의 양식』_앙드레 지드 오늘 내가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몇 가지 유혹에 졌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많은 다른 유혹들에 저항했기 때문이다. 2/22 『성』_프란츠 카프카 마치 여러 해 전에 일어난 일 같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일어나지 않은 일 같기도 하고, 아니면 누가 하는 얘기를 들은 것에 불과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나 자신이 그 일을 이미 잊어버린 것 같기도 해요. 2/23 『고리오 영감』_오노레 드 발자크 메모지 없어서 나름대로 만든 것..^^ 꽤 오랫동안 하루에 한 번씩 책 필사하는 걸 미루다가 벼락치기 업로드를 드디어 시작했다! 발..

2/13 『도플갱어』_주제 사라마구 자네는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는 모양이군. 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거의 없습니다, 선생님. 2/14 『지상의 양식』_앙드레 지드 선량함이란 행복이 방사하는 빛에 불과한 것이며 내 마음은 행복하다는 것에서 오는 단순한 효과에 의하여 만인에게 주어지는 것임을. 2/15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_스티븐 핑커 나도 낙관하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죽음의 수용소에서』저리 가라 할 만큼 잔인하다. 처음이라 그렇겠지. 그치만 아직 1,000쪽은 견뎌야 할 텐데. 방금은 이 부분을 읽다가 중학교 3학년 때 영어 학원 선생님이 여학생들에게 지금 이 시대에 한국에서 태어난 걸 감사하게 여기라고 했던 게 떠올랐다! 그 선생님의 안경과 안 물어봐도 나 가부장적임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