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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바림

201015 jeudi

도르_도르 2020. 10. 15. 09:59

몰래 혼인 신고 해서 신혼부부 주거 지원 혜택 가득 받은 집을 하나 장만하여 알콩달콩 지내다가 5년 쯤 후에 가족들에게 사실 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 고 슬쩍 흘린 후 어떻게 결혼도 안 하고 그럴 수 있냐는 성화를 듣는다면 사실 결혼했다고 말하는 거지. 심지어 그 사이에 집값이 올라서 양가 부모님들이 겉으로는 불편한 심기를 내비쳐도 속으로는 쌍수 들고 환영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청년내일채움공제가 끝나는 동시에 바라던 직장에 들어가서 하고 싶은 일에 더해 저술 및 강연 활동을 하고, 그도 직업적으로 성공하는 행복 결말을 상상했다.

그가 한국에서는 혼인 신고를 어디 가서 하는 건지 궁금해 했다. 알려주니까 늘 지나다녀도 관심 없었던 관악구청이 가까이 있는 걸 마음에 들어 했다.

그가 컨디션이 안 좋아 너무 하기 싫었는데도 운동을 했다고 해서 왜냐고 물어봤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안 했겠지만 자기는 한 번이라도 운동을 더해서 몸을 가꿔야 한단다. 그는 내가 경찰이 되면 든든할 것 같다고 콜록콜록 기침을 하면서도 팔굽혀펴기 잘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무려 여섯 달 전부터 팔굽혀펴기 왕도를 독촉했는데 전에는 팔굽히다가 박수치는 묘기나 선보이더니 이번만큼은 처음으로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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