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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251201 lundi 본문
12월의 첫날, 월요일, 사직서를 냈다.
지난 주에 정식으로 팀장 면담을 요청해서 확실한 퇴사 의사와 원하는 퇴사 일정을 알렸다. 팀장님은 금요일에 관장님께 보고한다고 했다. 관장님은 오늘 나를 불렀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관장님은 주말 동안 나와 내 남편의 안위와 향후 거처 등에 대해서 고민했다고 하셨다. 진심이 느껴져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결혼을 한 뒤에는 내가 이 직장에 계속 다니기 힘들 거라고 예상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관장님의 표현에 따르면 '앞만 보고 달리는' 집중력은 감탄스럽지만, 꼼꼼하고 철저한 성격을 가끔은 용인하라는 말씀도 하셨다.
소진을 반복하면서도 이만큼 오래 이 회사에 다닌 이유 중 팔할은 관장님이다. 가장 아쉬운 점도 좋은 기관장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관장님이 기관을 운영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보며 나도 많이 배웠고, '어른'이 어떤 사람인지 자주 생각했다. 관장님은 정서가가 가득한 이야기를 하시면서도 절대 감정에 호소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마음은 충분히 크게 전해진다(관장님이 ENTP고 내가 INTP라서.... 내가 특히 잘 이해하는 걸지도).
올해 휴가를 거의 다 썼다. 갑작스러운 퇴사 결정으로 인하여 혹시나 생길 면접을 대비해 퇴사를 말하면서 회사에 무급 휴가라도 달라고 할 심산이었다. 하지만 이번 해 말에 근무가 종료될 예정이고, 입사일을 고려한 휴가 몇 개가 더 나와서 그걸로 면접을 보러 다니면 된다. 물론 불러 줘야 가는 것이지만... 서류 합격해도 면접 못 볼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더는 없다. 그리고 사직서를 내자마자 1월에 3일간 개최되는 70만 원짜리 교육을 신청했다... 바야흐로 교육, 독서, 피아노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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