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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251012 dimanche: 결혼 후 첫 명절 본문
긴 추석 연휴를 잘 보내고자 우리 부부는 양가 방문 외에 여행 계획까지 세웠다. 일주일 넘게 집을 비우면서 시험공부도 할 거라고 노트북과 문제집도 야무지게 챙겼는데, 역시나는 역시나, 거의 볼 기회가 없었다. 문제집은 진짜 한번 만지지도 않았으니까. 지난 신혼여행 때 짧게라도 기록을 남겼던 게 좋아서 전라도 여행기도 좀 써 보려고 했지만, 집에 온 지금은 양가에 방문한 일이 크게 남는다.
양가에 미리 말씀 드리고 내 본가에 먼저 갔다가 남편 본가로 가게 되었다. 일정은 각각 2박 3일이었다. 나의 결혼 이후 부모님은 전보다 더 잘 지내시고, 남편과 부모님 댁에 방문할 때마다 항상 따뜻하게 맞아 주신다.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우리 둘만 데이트 나가기도 하고, 나중에는 외삼촌, 동생과도 같이 지냈다. 집밥은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어머니께서 요즘 빠져 있다는 슬로러닝도 체험해 보았다.
남편 본가에서는 추석 차례 음식을 모이는 친척들이 각각 만들어 와 합친다고 하였다. 어머님과 아버님이 음식을 준비하시며 우리가 도울 건 별로 없을 거라고 하였지만, 막상 시부모님 댁에 도착했을 때는 예상과 다르게 어머님 혼자 거의 모든 걸 준비하신 것 같았다. 어머님은 며칠 전 남편에게 내가 쓸 앞치마를 구입하겠다고 하셨다는데, 주위에서 만류를 많이 들어 결국에는 사지 않았단다. 어머님은 도울 필요가 없다고 하시면서 계속 음식을 하셔서 난감했는데, 그래도 부엌에서 남편과 서성이다 보니 나중에는 조금 맡겨 주셨다.
추석 당일에는 정신 없이 제사를 지냈다. 여자들과 아이들이 작은 밥상에서, 나머지 사람들이 큰 밥상에서 따로 밥을 먹는 게 이상하고도 웃겼다. 처음 뵙는 여자분이 그 많던 설거지를 다했다. 어머님과 그분이 나에게 새색시는 일단 어떻게 하는지 봐라, 앞으로 긴 시간 동안 해야 할 일들이 많을 테니까...? 이런 취지로 말씀하셨다. 나는 그 말을 남편에게 전하며 앞으로 명절 때 별로 안 오고 싶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남편이 나보다 부엌일을 더 많이 거들었기에 나도 거드는 시늉을 했다. 아버님을 비롯한 남자 어른들은 부엌에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어머님은 우리가 어머님 쪽 친척들 댁에 함께 방문하길 원했고, 그래서 내 본가가 있는 도시로 다시 갔다. 비 오고 차가 밀려서 내가 어머님이랑 차에서 자는 동안 남편은 운전한다고 고생깨나 했다. 다들 웃는 얼굴로 반겨 주셨다. 하지만 밤에는 얻어맞은 듯이 온몸이 아프고 매우 피곤했다. 기침이 나서 감기약을 한 알 먹고 푹 잤다.
다음 날 어머님은 아침을 안 먹는 나와 함께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내가 깼을 때는 아침 식사 준비에 대한 어머님의 생각에 남편이 반발한 것과 더불어서 두 사람이 상호작용을 하다가 서로 기분이 상한 상태였다. 남편은 아버님께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타박을 들은 탓에 섭섭함이 있었다. 맛집으로 외식을 하러 갔지만 어머님은 계속 굳은 표정이셨고, 말을 걸었을 때 못 들은 것처럼 반응하셔서 나 또한 어쩔 줄 모르는 기분이었다. 결국 식당에서 나와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마지막으로 인사드리고 여행지로 출발하기로 했는데, 어머님이 집으로 오지 않으셔서 아버님께만 인사를 드린 후 목포로 향했다.
시부모님은 어쨌든 사랑하는 남편을 키워 주신 고마운 분들이다. 시부모님에게 예쁨받는 며느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지만, 잘 못 지내려는 의도는 더욱 없다. 내가 생각하는 며느리의 역할이나 시부모와의 관계가 그분들이 생각하시는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걸 알고, 서로 이야기하면서 조율해 나가면 좋겠다. 남편 또한 그랬으면 해서 우리 부모님과 만나고 나면 어땠는지 면밀하게 물어보고 내가 어떤 역할을 할지 힌트를 얻기도 한다. 남편과 명절에 양가를 방문한 일에 대해 나눴는데, 고민이 많이 보였다. 나도 어떤 건 불합리하다 싶어서 끼고 싶지 않지만, 어떤 면에서는 안쓰럽고 함께하고 싶어서 좀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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