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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241122 vendredi 본문
심리치료 2개와 심리평가 1개와 내년 사업계획서 제출 및 생일 파티까지 한 (역시나) 바쁜 날이었다. 쓰면서 깨달았는데, 생일 선물로 받은 동료들의 편지를 놓고 왔네. 퇴근길에 읽으려 했는데. 아쉽다.
집에는 청첩장 묶음이 도착했단다. 샘플 없이 바로 몇 백 개를 제작해서 어떻게 나왔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C와 두런두런 얘기 나누며 청첩장 포장 작업을 할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하다. C와 요즘의 과부하에 대해 말하다가, 불안정한 연애 관계에 쏟던 열정과 갈망이 이제 일로 간 거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C와의 관계는 아주 안정적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다름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무엇보다 C는 내게 의지한다. 나는 그의 소망과 좌절과 상처를 안다. 앞으로도 알아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것이다. C는 부쩍 내게 염세주의자라고 말하는데, 이게 내 인생 최대치의 낙관임을 그는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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