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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250703 jeudi: 일기의 탈을 쓴 Go7 흑백 이북리더기 개봉 및 사용기 본문



생애 두 번째 이북리더기가 생겼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시험 마치고 가져도 된다 생각했기에 남편이 주문한 뒤에 출고 지연 이슈가 생겼다길래 잘됐다고 생각했다. 7월 셋째 주 정도에 받겠다 싶었다. 이 예상을 깨고 어제 퇴근을 하니 택배가 와 있었다. 재고가 없으니 색상을 바꾸거나 취소 신청을 하라고 했던 케이스도 함께! 참고로 올해의 생일 선물이다. 내 생일은 늦가을이고 아직 열대야 속이라 가을의 문턱도 보이지 않으나, 뭐, 그렇게 됐다.
2015년에 첫 월급으로 크레마카르타를 샀다. '이북리더기라고? 당연히 사야지!'와 같은 마음이었다. 미리 실물을 본 것도 아니다. 책을 좋아하니까 책 읽는 기계를 사는 게 당연하게 느껴졌다. 15만 원대였으니 당시로서는 가장 큰돈을 주고 산 물건이기도 하였다. 첫눈에 크레마가 좋았다. 아직 그 어린 왕자 상자가 기억난다. 인터넷 카페에서 크레마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찾아보고 적용해 봤었다. 루팅이니 순정이니 하는 말을 배웠다. 여러 지역에서 살면서 인연이 생긴 도서관들의 전자도서관 어플들을 사용하였다. 휴대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속도가 느렸지만 빠른 성능은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기에 별 불편함이 없었다.
하루에 한 번은 떨어뜨리는 휴대폰과 다르게 크레마는 10년 동안 단 한 번도 떨어뜨린 적이 없다. 다이어리처럼 어쩔 땐 어디에 뒀는지 모르게 몇 달이 지나가기도 하고, 어느 시기엔 매일같이 가방에 넣어다니기도 했다. 전자책을 휴대폰이나 태블릿보다 전자책단말기로 먼저 보기 시작했기에 아무리 배경을 어둡게 하고 무언가를 조정해도 단말기를 사용하는 게 다른 매체보다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크레마카르타는 마이크로 5핀 케이블을 사용했는데, (5핀 케이블을 사용하던 다른 기기들처럼) 언젠가부터 충전 단자 쪽에 문제가 생겼다. 케이블을 약간 휘어야지만 충전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각도에서만 충전이 되다가, 급기야는 어떤 각도에서도 충전이 되지 않게 되었다. 그게 작년의 일이었다. 나중에 결혼하고 이사하고 자리가 잡히면 이 단자만 손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난달에 더 이상 크레마카르타의 펌웨어업데이트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예스 24의 공지를 보았다. 크레마카르타를 수리하더라도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운 지점에 온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흘러, 이북리더기의 크기나 기능이 굉장히 다양해졌다. 심지어 컬러 기기도 나온다. 하지만 모두가 장단이 있는데, 많은 것들을 고려한 결과 흑백 리더기를 선택하였다. 크레마팔레트가 다른 유력 후보였다. 하지만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건도 그렇고, 컬러 기기의 단점도 그렇고, 불량 제품이 많다는 것까지 알게 되자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20년 가까이 예스24의 충성 고객이었으나 올해부터는 의도적으로 다른 온라인 서점을 더 많이 이용하려고 한다.
크레마카르타 본체가 검정이었기에 이번 오닉스 북스 go7(Gen2) 7인치는 하얀 기기를 구입했고, 케이스도 밝은 색으로 구비했다. 깔끔해 보여서 마음에 든다. 백라이트도 양호하고 화이트 스폿도 안 보이는 게 제품도 양질로 뽑힌 것 같다. 글자 굵기, 밝기 등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전보다 많다. 무엇보다 진짜 빠릿빠릿하다(내가 속으로 '와... 빠르다...'라고 감탄하고 있을 때 남편은 뒤에서 보더니 "진짜 느리다!"라고 했지만). 그리고 이제는 play store 같은 어플을 받아서 기기에서 뭔가를 설정하거나 바꿀 수 있어서 매우 편해졌다. 예전처럼 다 컴퓨터로 연결해서 받을 필요는 없나 보다. 이북리더기 관련 인터넷 카페도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다. 그동안에 리더기 사용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리더기를 여러 개 가지고 있으면서 때에 맞게 꺼내 쓰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이번 리더기도 10년을 보고 소중히 잘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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