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상담심리사 2급 자격증 수령★ 본문

만학도/수집가+도전자

상담심리사 2급 자격증 수령★

도르_도르 2024. 12. 11. 19:20

회사에서 찍으면 더 전문적이게 보일 것 같았는데,,, 1년 내내 입는 후리스 빼꼼 및 앵두 자수 수놓인 무지개색 스웨터 착용으로 남의 자격증 들고 있는 느낌마저 선사,,,,ㅎ;;

 

여태 딴 자격증 중에 가장 취득하기 까다로왔으며, 돈, 시간, 에너지도 많이 들었던 상담심리사 2급을 수령했다(자격증 취득의 기쁨에 대한 글은 어지간히 썼지만 또 쓸 수 있을 정도로 할 말이 많다). 내년에 임상심리사 1급 취득을 준비할 것이고, 이후 범죄심리사 1급, 전문상담사 1급, 상담심리사 1급 등을 노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인생 또한 시험과 공부로 점철되겠으나, 상담심리사 2급을 잊지는 못할 것이다. 이 자격증을 어떻게 따는지 처음 알았을 때 내가 도대체 어떻게 그걸 하지...?의 막막함을 견뎌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대학생 때 한 학기 수업이 네 달인 게 너무 길게 느껴졌다. 두 달이면 마음 먹고 열심히 할 수 있겠는데, 그것의 두 배인 네 달의 호흡은 길었다. 나는 언제나 무언가에 미쳐 있는 몰입형 인간이었다. 다행히 몰두하는 게 게임, 영상 콘텐츠, 음식만은 아니어서 대학도 가고, 친구도 사귀며 살았다. 하지만 네 달 동안 대학 수업에 몰두할 수는 없었다. 2017년 8월 대학원에 입학한 뒤 원우의 공개사례발표에 참관하면서 상담심리사 2급 수련 과정에 들어섰는데, 사람 만나기를 겁내는 나는 상담을 어떻게 할 것이며 이 공부는 왜 택한 건지 수백번 자문했다. 복잡한 머릿속 때문에 첫 내담자를 2019년 2월 3일에야 만났다. 수련을 시작한지 1.5년 뒤였다. 대학원 졸업 뒤에는 뜻밖의 코로나 사태로 사기업에 입사했고 한동안 상담을 하지 않았다. 자격증 취득의 꿈은 옅어졌고, 수련은 막막하고 찝찝하게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었다. 멀리서 선배 누구가, 동기 누구가 자격증 시험에 붙거나 떨어졌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왔다.

 

렇게 시간이 흘러 2024년 9월에 상담심리사 2급을 취득했으니, 수련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계산해 보면 4개월도, 7개월도 아닌, 장장 7년이 걸린 것이다! 여건만 되면 수련 1년만 해도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을 이런 고민, 저런 상념, 이런 사정, 저런 상황 다 고려하면서 하다 보니까 아주 오래 걸려 버렸다. 4개월 학부 수업도 길다고 찡찡댔던 내가 7년 동안 하나의 과업을 생각해서(상담 안 할 때도 수련을 잊은 적은 없으니) 결과물을 냈다는 게 정말 잘 버텼다 싶고 뿌듯하다. 대학원생 때 눈 딱 감고 그냥 빨리 시작해서 부모님한테 손 벌렸으면 지금 1급을 소지했을지도 모르겠으나, 일에 대한 지금만큼의 단단한 신념은 가지지 못했을 것 같다(지금도 아주 단단하지는 않음. 활석방형인정석황강금 중 방 정도,,?). 그리고 한번 미쳐서 단숨에 와다다 끝내는 것 외에도 하다가 말다가 하면서도 꾸준히 하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걸 배웠다. 나도 다른 사람들만큼 버틸 수 있고 타협할 수 있고 노력할 수 있고 기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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