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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230111 mecredi 『서 있는 여자』_박완서 완독은 1월 7일에 했다. 대망의 2023년 첫 책! 횟수로는 세 번째 독서모임이었다. 언급하지 않은 두 번째 모임 때 『인간의 조건』 일부 읽기를 시도하고 대화 나눴으나 상호 합의하에 결국 다른 책으로 넘어가기로 결정했다. 박완서는 영원히 좋아할 작가 중 한 명이다. 『서 있는 여자』 또한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기에 이번 기회에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좋아하는 작품을 아끼는 사람들과 나누는 기쁨은 정말 크니까. 요즘 워낙 흥미로운 콘텐츠들이 많다 보니 어떤 책은 억지로 끌고 가면서 읽기도 하는데, 이 책은 책장 넘어가는지 모른다는 바로 그 소설 읽는 재미를 충분히 만끽하게 해 주었다. 주옥같은 찰진 대사들에서 쫀득쫀득..

1/16 『올리브 키터리지』_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필사는 좋은데 메모지가 아깝다는 생각을 자주 하면서 좀 소홀해졌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의 어떤 감정이 사라지게 만들 수는 없었다.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다른 감정이 찾아오면서 그 감정은 결국 사라졌다. 1/17 『우리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_스테파니 카치오포 아무리 생각해도 그러면 천생연분 아니지 않나...? 그야말로 천생연분인 상대를 만났는데 머릿속으로 그려 온 결혼 상대와 다르게 생겨서 알아보지 못했다면? 1/18 『나귀 가죽』_오노레 드 발자크 발자크라는 인물에 대해 흥미가 생겨서 읽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날카로운 통찰력을 뽐낸다. 법은 이렇듯 사람의 정열이라도 원칙적으로 과세 대상이 되니까 살뜰히 보호한다는 차원..

1/9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_정지은, 고희정(EBS 제작팀)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똑같은 다른 존재하고의 관계이고, 즉 그 관계를 맺으면 나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 그것만 알게 되면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김병후 신경정신과 전문의) 1/10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_정지은, 고희정(EBS 제작팀) "부정적인 정서가 있으면 쇼핑중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애정적인 부분에서 불균형을 이루는 경우가 쇼핑중독의 원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김병후 신경정신과 전문의) 1/11 『사건』_아니 에르노 어떤 일이든 간에, 무언가를 경험했다는 사실은, 그 일을 쓸 수 있다는 절대적인 권리를 부여한다. 저급한 진실이란 없다. 1..

1/2 『우리는 왜 빠져드는가』_폴 블룸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에 따르면 인간은 "건강하고 잘 먹고 몸이 편하고 안전하고 일이 잘 풀리고 지식을 얻고 존중받고 성관계를 맺고 사랑받을 때" 가장 행복하다. (...) 인류학자 로버트 아드리Robert Andrey는 "인간은 직립 유인원으로 태어났지, 하늘에서 떨어진 천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1/3 『달의 궁전』_폴 오스터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좋은 일이 내가 그런 일을 원치 않을 때에만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의 역도 사실이었을 것이다. 즉, 좋은 일이 생기기를 너무 바란다면 오히려 그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막는 셈이 될 것이었다. 1/4 『정체성』_밀란 쿤데라 그냥 책만 주냐는 말에 황급히 쓴 ..

12/26 『인간의 조건』_한나 아렌트 2000~3000년 전에 살았던 자유인의 정신을 계승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MOI🤷♀️ 그러므로 가난한 자유인은 매일 변하는 노동시장의 불안정을 정규직보다 선호한다. 왜냐하면 정규직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는 까닭에 이미 노예상태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혹하고 고통스러운 노동을 가내노예들의 안일한 생활보다 선호했다. 12/27 『인간의 조건』_한나 아렌트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더 비슷하게 행동하게 되고 더욱더 다른 행동을 관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는 불행한 것이지만 행동주의에 관한 진리이고 또 그 '법칙'의 타당성을 보여준다. 12/28 『서 있는 여자』_박완서 정말 젊음이란 젊음을 주체해서 아름답게 다스리..

12/19 『여름 상설 공연』_박은지 「창밖이 푸른 곳」 엊그제 체력 학원, 면접 학원에서 스치듯 만났던 분들이 경찰 제복 입은 사진을 여러 장 보았다. 그곳에 다다를 뻔했다는 생각도 잊고 추위에 웅크릴 때였다. 2주 뒤면 계약이 만료된다. 공부하고, 교육 받고, 운동하는 내 모습을 그려 보았다. 그렇게 하면 너의 이름이 지워지는 것입니까 창밖은 푸르고, 우리는 매일 모여 너의 이름을 지운다. 지우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처럼. (...) 글쎄…… 나는 사실 어제의 너였다고 말하면 대답이 될까 12/20 『인간의 조건』_한나 아렌트 개정판 서문_마가렛 캐노번 못난 메모지들과 맞바꾼 존예 메모지😜 경건하게 책 읽을 준비를 마치고 초집중하여 보고 있는데 아직 두 번째 서문에 머물러 있다. 복잡하니까 여기서 예습..

221214 mercredi 『이선 프롬』_이디스 워튼 완독은 12월 8일에 했다. 『이선 프롬』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던 독서모임 시즌 2의 영예의 첫 책이다. 민음사 유튜브의 파국 로맨스 소설 중 하나로 소개되어 우리 곁으로 왔다. 또 다른 파국 로맨스 『폭풍의 언덕』을 지난 시즌 독서모임 때 함께 읽은 우리는 히스클리프 같은 인물을 만나리라 기대하며 책을 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sYhBLCoEPs&t=1143s 공통된 의견은 이선에게서 히스클리프 급 열정과 광기는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이 달랐다. 황량한 배경과 무기력함, 좌절, 공허가 더 많이 나타난 책이었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복수만을 향해 달리던 히스클리프와 달리, 이선은 결국 체념했다. 왕..

12/12 『피부는 인생이다』_몬티 라이먼 오전반차맨😁 빨래 돌리며 필사했다.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사회적 규범이 깨졌음을 인지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이며 자신의 실수를 용서해 달라는 사과로 비친다는 것이다. 체면이 잠깐 깎이는 것이 사회적 유대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회적 실수를 저지른 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얼굴색에 변화가 없는 사람보다 더욱 호의적인 반응을 얻는다는 것도 흥미로운 반응이다. 12/13 『삶의 한가운데』_루이제 린저 당분간 안 볼 것 같던 사람과 때 이르게 만났다. 그는 오랜 질문을 꺼냈다. 답을 몰라서 또 얼버무렸다. 내가 잊으려 애썼던 시절에 옆에서 궁금한 걸 묻지도 못했던, 이제 말은 꺼낼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