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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서프라이즈! 그가 내색 없이 회사에 나를 데리러 왔다. 종일 비 내리는 지독한 날씨였다. 그는 바지를 환불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일기를 쓰면서 나를 기다렸다. 업무 과부하가 걸린 요즘이라 회사에서 가능한 빨리 멀리 벗어나고 싶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는데, 누가 헐레벌떡 나를 따라왔다. 그는 나를 놀래키고 싶어 숨어 있었지만, 한눈팔다 놓치면 번개처럼 사라져 버릴 게 뻔했기에 정신을 단단히 차리고 대기하다가 내가 보이자 발걸음을 재촉한 모양이었다. 뭘 먹는지가 너무 중요한 그와 오랜 논쟁 끝에 연남동에서 제일간다는 중식당 에 방문하게 되었다.
를 보다가 퍼뜩 깨달았다. 셀레스트는 남편에게 학대당하면서도 그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느낀다. 그래서 남편이 돌연사했을 때 절절하게 그를 그리워한다. 둘은 복잡한 관계였다. 서로를 아프게 한 다음 그 상처를 쓰다듬어주고 다시 할퀴었다. 셀레스트는 아이들을 빼앗으려는 시모에 맞서 안 그래도 어려운 일상을 더욱 힘겹게 버티고 있다. 에피소드 6의 재판 후 혼자 거실에 남은 그녀는 그렇게 맞고도 남편과 몸을 섞었던 때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다. 그 사람이 나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지만, 심지어 그 사람 손에 죽을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속박된 관계. 함부로 대할 수 있는 만큼 사랑할 수도 있으니까 그만큼 더 친밀한 관계. 같이 있으면 모든 게 잊히는 관계. 욕망과 죄책감이 버무려진 관계. 한 번씩 정..
관계에서는 익숙하고 편안한 요소가 쉽게 형성된다. 서로의 생활 패턴에 맞는 틀에 박힌 데이트 코스, 오고 가는 말장난, 각자 맡는 역할(ex. 치료자-환자, 가해자-피해자, 지도자-추종자)이 어느새 뒤따른다. 익숙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지겹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어느 쪽이냐하면은, 그 규칙이 뭔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로 인해 어떤 변화를 겪는지 기민하게 파악하려고 계속하여 더듬이를 세우는데, 제 3자의 눈에는 회오리에 휘적휘적 몸을 맡기는 모습이랄까. 안 떠내려가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싶다(발길 닿는 어디든 황야 yeah). 우리도 굳어진 만남의 방식이 있다. 평일에는 주로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주말은 비교적 옵션이 다양하다. 특히 이번 주말은 그의 시즌 오프 후 맡는..
1. 최애 요가 프로그램 2. 러닝: 27분, 3.1km 러닝머신 위에서 뉴스를 보다가 노년층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다는 내용을 들었다. 우리 외할머니가 생각났다. 그 넓은 집에 계시면서, 혼자 계셔야 하는 할머니. 스물한 살 때 9남매의 장남에게 시집가서 자신과 피가 섞인 것도 아닌 많은 이들의 뒷바라지를 하다가 결국 꽃다운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의료 사고로 남편을 잃고, 코로나의 창궐까지 겪고 계시는 할머니. 할머니께서는 복닥거리고 고생스러웠던 젊은 날이 그리우실까? 나이가 든다는 건 무언가를 더 많이 잃는다는 뜻 같다.
이번 적바림에는 특별히 제목이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라(이프).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모른 척이다. 세상 모든 것을 다 알고 싶지만, 남들은 모르게 혼자 알고 싶은 소망이 있다(변태 같아도 어쩔 수 없다. 나는 내맘대로링임!). 모른 척은 '무언가를 알지만 알리지 않음'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그 행동은 내 소망에 부합한다. 도르도르도 '돌'과 '돌머리'에서 유래하였다. 모른 척이 나의 속성이란 걸 간파한 친구들이 지어주었다. 그 친구들과는 손절했지만, 도르도르는 이렇듯 블로그 이름까지 꿰찼으니, 어지간히도 마음에 들었나 보다. 요즘 더욱 처절하게 내 멋대로 살고 싶어서 이미 여기-지금밖에 없으면서도 '내 마음대로'를 외친다. 이럴 때가 아닌 걸 안다. 자격증 공부도 하고, 책..
1. 러닝 3.5km: 낙성대공원 너머 호암교수회관까지 걷다 뛰다 했다. 그전까지 낙성대공원은 누군가와 함께 가는 곳이었는데, 처음으로 혼자 가보니 운동하거나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밤공기도 시원하고, 음악 감상도 즐거웠다.2. 스트레칭3.팔굽혀펴기 한마당: 여전히 안 일으켜진다. 4. 롱풀 15kg 20 / 10kg 20 / 20kg 5 / 10kg 20: 윗몸일으키기를 하려 했으나, 웬 커플이 기구 두 개를 차지하고 꽁냥꽁냥하느라 비키지를 않았다. 10kg는 가볍고, 15kg는 약간 무겁고, 20kg는 많이 무겁다. 퇴근길에 지하철 역 안에서 조르바를 만났다. 나는 인블라썸으로, 그녀는 향원(TMI: 존맛탱 식당)으로 갔다. 주말에 큰 무대에 서는 그를 위해 미리 꽃다발을 예약했다. 누군가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