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지상의양식
- 스위스여행
- 사회불안장애
- 오블완
- 이선프롬
- 프로그램개발의이해
- 해외여행
- 타인의의미
- 피부는인생이다
- 신혼여행
- 영어공부
- 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 비엔나여행
- 아침에는죽음을생각하는것이좋다
- 고리오영감
- 도시와그불확실한벽
- 상담자가된다는것
- 스픽
- 티스토리챌린지
- 스픽후기
- 상담심리사
- 프라하여행
- 진짜사랑은아직오지않았다
- 나랑하고시픈게뭐에여
- 스위스패스
- 상담및심리교육프로그램개발
- 서있는여자
- 데카메론
- 나귀가죽
- 우리가사랑할때이야기하지않는것들
- Today
- Total
화양연화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_수 클리볼드 본문
250628 samedi
부모가 되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기 때문에 이 책을 빌렸다. 결혼하면서 이혼 관련 SNS 영상을 많이 찾아봤는데, 비슷한 맥락 같다. 결혼을 하면 결혼 전에는 0이던 이혼의 가능성이 생기고, 부모가 되면 부모가 되기 전에는 0이던 자녀가 범죄 가해자가 될 확률이 생긴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그런 일이 발생할 수는 있다. 범죄 관련 기관에서 일을 하면서 반사회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충동적이고 통제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들... 물론 반사회적인 성격 특성이 있다고 해서 다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해자의 엄마가 썼다길래 내용이 더 궁금했다.
고등학생 때 영어 공부를 하겠답시고 새벽 일찍 CNN을 본 적 있다. 작심삼일 갔을 텐데 하필 하루는 조승희라는 사람이 버지니아 공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켜 방영되고 있었다. 짧은 영어였지만 무슨 큰일이 난 것은 명백해 보였다. 그런데 콜럼바인 사건은 잘 몰랐다. 나중에 찾아봤더니 우리나라에는 당시에 크게 심각하게 보도되지 않았다고 한다.
우울도 우울이지만, 높은 자의식, 사회적인 단절과 고립, 현실감의 부족이 매우 위험한 요인이라고 느껴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독립성과 헷갈릴 수도 있다. 이러한 특성들이 높아지면 자신과 타인을 해칠 가능성이 커진다. '살인-자살'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어 유익했다. 한편으론, 딜런이나 수 같은 내담자를 만났을 때 치료사로서 어떤 개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기도 하였다.
책의 평이 궁금해서 좀 찾아봤는데, 한국 독자들은 이런 절절하고 용기 있는 반성의 책에도 너무 징징댄다는 식의 용서하지 않는 반응이 있어 놀랐다. 책에서 계속 이야기 나왔던 나는 나의 자녀를 잘 알 수 있다, 자녀를 통제할 수 있다, 나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는 식의 반응 같아서 안타까웠다. 책을 안 읽고 쓴 리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사람은 더불어 산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 준 책이다.
p. 123
과학박람회에서 상을 받고, 육상대회 메달을 휩쓸고, 최고의 음악학교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은 아이들.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뚜렷한 징후가 나타난 경우도 있었다. 성적이 떨어지고 성생활이나 약물에 탐닉하고 위법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그렇지만 워낙 빛나는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부모의 레이더를 피할 수 있었다. 다른 분야에서 능력이 탁월한 만큼 부모가 자기들의 끔찍한 고통을 보지 못하게 숨기는 일도 잘했다.
p. 129
톰이나 나는 자기비하를 겁내지 않고 스스로를 놀림감으로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딜런은 자기 실수를 가볍게 웃어넘길 줄 몰랐다.
p. 133
딜런의 독립성이 워낙 확고했기 때문에, 우리는 딜런이 삶의 마지막에 얼마나 간절하게 도움을 바랐는지 잘 볼 수가 없었다.
p. 156
신이 정말로 지상의 우리를 사랑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타인의 행동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고 나는 진심으로 믿는다. 이 끔찍한 시간 동안 주변 사람들의 돌봄 덕에 우리는 버틸 수 있었다.
p. 201
복귀하고 첫 몇 주 동안은 딜런 생각 말고 다른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 아침에 시내까지 차를 몰고 가는 긴 시간 내내 울었다. 그날 일을 하면서 딜런을 잊으려고 애쓰기 전에 내 기억 속의 딜런을 떠올릴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침마다 차에서 내리기 전에 마지막으로 거울을 보며 뺨에서 눈물 자국을 지웠다.
p. 202
직장이 일종의 재활치료였다. 내가 내 정체성을 되찾고 나만의 애도 과정을 겪어가는 안전한 환경이 뒤에 정상적인 삶을 조금이라도 되찾으려 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겨울지를 늘 생각했다.
p. 209
아이가 죽은 뒤에 이혼율이 급증한다는 통계 수치가 과장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결혼생활이 무척 힘겨워지는 것은 지당한 일이다. 가장 흔한 까닭으로 드는 게 여자와 남자가 애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남자들은 아이가 자라서 어떤 존재가 되지 못한 것을 슬퍼하는 경향이 있고, 여자들은 자기가 기억하는 아이를 잃은 것을 슬퍼하곤 한다.
'독서왕 > 잠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별하지 않는다_한강 (2) | 2025.07.03 |
---|---|
당선, 합격, 계급_장강명 (9) | 2025.06.14 |
딸에 대하여_김혜진 (6) | 2025.06.13 |
서 있는 여자_박완서 (7) | 2023.01.26 |
이선 프롬_이디스 워튼 (4) | 2022.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