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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240211 dimanche 본문
2024년이 밝은지 음력으로도 하루가 지났다. 나는 설 연휴에 가족들을 만나러 가지 않았다. (그놈의) 경찰 시험을 또 준비하게 됐기 때문이다. 올해 CARE요원 채용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내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런데 1월은 새해 버프로 의욕이 뿜뿜이라 많은 교육을 신청해서 들었는데, 그중 범죄심리사 보수교육을 들으러 갔다가 CARE요원 채용이 난 것을 알게 되었다!
2022년에 최종에서 불합격한 뒤 진작에 마음이 떠났던 회사를 퇴사하고 본격적인 심리치료사의 길에 들어섰다. 학회 자격증이 있어도 취업이 안 되는 사람이 있다기에 수련생 신분으로 상담사라는 직업 활동을 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경찰에 대한 미련이 남아 일을 쉬면서 2023년 상반기 채용을 기다렸다. 그러나 CARE요원은 티오가 없었다. 하반기에 APO를 뽑는다는 건 알았지만, 전년도부터 응시 조건이나 시험 내용이 나와는 잘 안 맞다고 느낀 터여서 APO 응시를 위해 하반기까지 일을 쉬며 기다릴 순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작년 봄에 현재의 직장을 선택했고, 학대 피해를 당한 아동과 보호자를 만나는 일을 하면서 APO들과 교류를 해 보니 더욱 다시 경찰에 지원할 일은 없겠구나, 하고 느꼈다. 하지만 다시 뽑는다는 CARE요원, 어떻게 공고 한 번 확인 안 해 보겠나. 난 이제 관련 경력도 생기고, 시험이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몸소 겪어서 다 아는데. 구술시험 내용이 2년 전과는 바뀌어서 지금 준비하는 자격증의 과목과 완전히 일치한다는 내용을 읽자, 가슴이 솜방망이처럼 뛰었다. 어차피 공부하는 거, 조금 더 빨리 해 봐? 자격증 필기시험 준비를 같이 하기로 한 대학원 동기에게 내 상황을 이야기하니 최대한 진도를 맞추겠다며 협조해 주었다. 무릎 떼고 팔굽혀펴기를 못하는 건 어쩌지 싶었는데, 어라, 집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체력학원이 있네? 나는 야근이 없는 날 바로 학원에 전화를 했고, 그날 저녁에 수업이 있다길래 냅다 참여했다. 그리고 앞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을 만큼 빠르게 원서를 냈다. 업무량이 많고 야근이 잦아 경찰 채용과 같은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그래도 이번처럼 명절 연휴가 있고, 올해 입사 2년 차에 들어서서 연차도 많이 생겨서 어떻게든 될 것이다.
그래서 이번 명절에 이렇게 공부를 하다가 대학원 다니면서 공부했던 자료들을 찾으려고 외장하드에 들어가 봤더니, 일기에 당시의 꿈, 고민, 관계 등이 적힌 것을 보았다. 답답해서 머리를 쳤던 그때의 나에게 몇 년 뒤면 C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될 거라고 이야기했으면 믿었을까. 아, 하지만 그 전에 넘어야 할 큰 산이 있긴 하다는 것도 알려 줘야지(그리고 여전히 돈은 없어^^). 단순히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 맞춰 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듣고, 서로 다른 의사를 존중하려고 하고, 공격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조율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지금 내가 속한 관계가 멋진 이유이다. 얼마 전에 그런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혼자 있을 때와 연인과 같이 있을 때 그 연인에게 내리는 나의 평가가 달랐던 거 같은데, 그러니까 혼자 있으면 늘 비판적이고 판단적으로 연인에 대해 파악하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싹 없어졌다고. 그 사람의 부족한 점은 억지로 끄집어내려던 것은 그 사람에게 연인으로서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나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었는데, 이제 나는 스스로 보호하지 않아도 나의 연인이 보호해 주니까 연인을 까내릴 필요가 없어졌다. 그리고 외장하드를 보니 정말 그게 맞았다. 과거의 일기가 재미있어서 이럴 시간이 없지만 뭐라도 끄적이고 싶어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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