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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10월 둘째 주(10/11~10/16) 본문
10/11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_밀란 쿤데라
휴대폰이 고장났다. 이와중에 찬이 아이패드를 돌려달라고 해서 잔뜩 저장해놨던 많은 책의 구절들을 구경도 못하게 되었다. 오전에 책 읽을 시간이 허다했던 그때 왜 그렇게 잠만 잤을까?
eni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10/12
『단순한 열정』_아니 에르노
고등학생 때 이 책을 보고 '나보다 더한 사람이 있구나.'하고 위안을 받았던 기억. 필사는 못했지만 뒤에는 전화벨 소리 못 들을까봐 청소기나 드라이어 사용도 못했다는 내용이 이어진다. 후덜덜.
약속 시간을 알려올 그 사람의 전화말고 다른 미래란 내게 없었다. 내가 없을 때 그의 전화가 올까 봐 그가 알고 있는 일정에 한해서, 일에 관계된 어쩔 수 없는 용건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외출을 하지 않았다.
10/13
『공중 곡예사』_폴 오스터
내심으로 나는 몸을 띄워 올려 공중에서 떠다니는 데 어떤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다고는 믿지 않는다. 남자건 여자건 아이건 가릴 것 없이, 우리 모두는 내면에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열심히 노력하고 집중만 한다면 누구라도 내가 원더보이 월트로서 달성했던 것과 똑같은 위업을 다시 이루어 낼 수 있다. 물론 그러려면 당신 자신이기를 멈출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출발점이고 그 밖의 모든 것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신은 자신을 증발시켜야 한다. 근육에서 힘을 빼고, 당신의 영혼이 당신에게서 흘러 나오는 것을 느낄 때까지 숨을 내쉰 다음, 눈을 감아 보라. 그것이 요령이다. 그러면 당신 몸 속의 공허함이 당신 주위의 공기보다 더 가벼워진다. 조금씩 조금씩, 당신은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더 가벼워지기 시작한다.
10/14
『상담자가 된다는 것』_Jeffrey A. Kottler
몇 년만에 시작한 첫 상담을 마치고, 요즘 호평 가득 담아 읽고 있는 책을 필사했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언제쯤 이 장면에 나올까. 오늘 책 반납일인데 2x 쪽 읽었다.
우리는 사람들이 그들의 방어가 허술해질 때 정말로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지 알 수 있는 특권을 갖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보수를 받는다. 내담자들에게서 얻은 정보는 단지 그들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다. 참으로 상담자가 되는 것은 연극이나 영화의 수동적인 관중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세계를 재창조하도록 도움을 주는 적극적인 참여자로 수백 가지 이상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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