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아침에는죽음을생각하는것이좋다
- 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 도플갱어
- 스픽후기
- 진짜사랑은아직오지않았다
- 사건
- 지상의양식
- 이선프롬
- 타인의의미
- 오블완
- 사회불안장애
- 우리가사랑할때이야기하지않는것들
- 영어공부
- 도시와그불확실한벽
- 피부는인생이다
- 상담심리사
- 사람들앞에서는게두려워요
- 나랑하고시픈게뭐에여
- 스픽
- 성
- 데카메론
- 예상문제
- 문제풀이
- 나귀가죽
- 독서리뷰
- 상담자가된다는것
- 고리오영감
- 서있는여자
- 탐닉
- 티스토리챌린지
- Today
- Total
화양연화
220324 jeudi: 코로나 확진 3일차 본문
결국 같이 사는 친구도 코로나에 걸렸다. 출근 전에 받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그는 그래도 유쾌하게 집에 돌아왔다. 직장 동료 몇에게 연락을 받았다. "안 아프면 방학이라던데요?" 나도 그에 해당하면 좋겠다. 다른 건 많이 괜찮아졌으나 인후통만은 유독 잘 안 낫는다. 게다가 갑자기 보일러에 이상이 생겼는지 21도 넘게 설정한 적이 없는 집 온도가 25도가 되더니 보일러를 꺼도 그대로였다. 방바닥이 뜨끈뜨끈해서 둘이 땀이 났다. 집 공기가 더 건조하게 느껴졌다.
역시나 방 치우기에 실패하고 낮잠을 좀 자다가 피아노를 쳤다. 오늘은 바흐가 당겼다. 오랜만에 인벤션을 치니 초등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어제 읽던 책도 반 넘게 읽었다. 계속 보니 에세이보다는 산문집이라는 표현이 더 적당하다. 글은 산뜻한데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그래서 마음에 든다.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들 얼굴을 떠올렸다. 어제 냉장고에 저장해 둔 찌개와 고기가 있었지만 왠지 데워 먹기가 싫었다. 맛있는 딸기우유와 건강주스 등을 파는 곳에서 같이 배달을 시켰다. 그리고 친구가 신전떡볶이를 시킨다길래 김밥을 얹어서 먹었다. 어제 주문한 소독제와 과일, 충전기 케이블도 왔다. 과도를 오랜만에 쥐고 사과와 배를 깎았다. 과일은 방울토마토, 바나나처럼 껍질과 무관하거나 껍질 까기 용이한 것만 먹고 살았는데, 격리 생활은 과일 깎는 여유를 선사했다.
찬은 내가 용건이 있을 때가 아니면 연락하지 않는다고 약간 기분 상해 했다. 난 언제나 시간이 없는 사람이기에 그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그가 그런 말을 할 때조차 영화를 보고 있었다. <모노노케 히메, 1997>였다. 엄청 마음에 드는 영화는 아니었다. 우선 사람의 잘린 팔이나 목이 나오는 이런 영화가 전체관람가라는 게 이해가 안 됐다. 보기 편한 영화를 보고 싶어서 애니메이션을 선택했는데, 등장인물도 많고 스토리라인도 복잡했다. 인간과 자연의 대결 구도인가 싶었지만, 인간이라고 다 뜻을 같이 하지 않았고, 같은 자연이라고 다툼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인물들이 너무 입체적이어서 몇몇 장면은 오히려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느꼈고, 그래서 약간 지루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시간 자체는 좋았다. 요즘 독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영화 감상도 뜸했는데, 이번 기회에 흥미로운 영화들을 많이 보고 싶다.
'적바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0326 samedi: 코로나 확진 5일차 (4) | 2022.03.27 |
---|---|
220325 vendredi: 코로나 확진 4일차 (2) | 2022.03.26 |
220323 mercredi: 코로나 확진 2일차 (2) | 2022.03.24 |
220322 mardi: 히스토리 및 코로나 확진 1일차 (7) | 2022.03.23 |
220307 lundi (2) | 2022.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