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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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바림

201009 vendredi

도르_도르 2020. 10. 9. 15:54

내일 모레 그는 결혼을 한다. 환한 얼굴이 전보다 좋아보였다. 신부와 잘 어울렸다.

집에서 올려 준 겨울옷 세 박스를 꺼내서 빨던 중이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찬이 전화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 순간 왜 그가 지금쯤 결혼을 준비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전에도 이런 적이 있다. 나이 들수록 점점 더 내게 결혼을 언급했던 이들의 결혼 소식을 들으며 살게 될 것이다.

다음 연애로 넘어가는 일엔 도가 텄으나 종종 모든 이들을 짐처럼 이고 가는 느낌이 든다. 찬은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이다. 내가 그로 인해 행복하다는 이유로 과거에 가까웠던 이들에게 사과해야 할 필요는 없다.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코웃음치는 이에게는 가소롭거나 외로운 사람만 남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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