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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상담자가 된다는 것 / 05. 상담 실무의 어려움 본문
221025 mardi
『상담자가 된다는 것』_Jeffrey A. Kottler 저 / 이지연·황진숙 공역
05. 상담 실무의 어려움
> 직업에 따라 그 직업을 가진 사람도 어떠한 영향을 받게 되는데, 상담사도 마찬가지이다. 그 ‘영향’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어두운 측면도 존재하는데, 이번 장에서는 제목처럼 그러한 어려움에 대해 다루게 될 것이다.
1) 전문성이 가지는 어려움
p. 139
모든 임상가는 그들의 전문성이나 직업 환경에 관계없이 이미 내담자가 말을 시작하기 전부터 큰 짐을 지고 있다.
p. 140
심지어 개인상담조차도 그것이 전성기에 누렸던 것과 달리 지역사회 내의 경쟁이 뜨겁다.
2) 초심 상담자들이 겪는 독특한 어려움
p. 141
상담자가 되는 것은 우리의 모든 관계를 변화시키며, 친구들과 가족은 뒷전이 될 수 있다. 자신의 가장 가공할 만한 악한 영을 매주 대면할 것이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다. 제대로 보수를 받지도, 인정받지도 못할 것이다. 최악의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될 것이며, 여러분은 최상의 상태를 요구받을 것이다. 그것도 매번.
(...) 내담자와 가까워져야 하지만 너무 가까워지지 말아야 하고, 마음으로 보살피지만 여전히 거리를 두어야 하며, 의존성을 키우지 않으면서 지지를 보내고, 궁극엔 미스터리를 풀어야 한다. (...)
아마도 초심 상담자에게 무엇보다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모순된 피드백을 조화시키는 일일 것이다.
p. 143
매일 우리는 대답을 원하는 사람들과 대면하고 있으며, 확실성에 대한 그들의 필요를 달래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내내 우리 자신도 우리 분야에서 잘 자라는 의심―헌신적인 추종자의 순진한 여러 아이디어(헌신적인 추종자가 만들어 내는 헌신에 의해서)에 의해 종종 더 악화되는 불편한 느낌―을 품고 있다.
3) 직업적인 위험
p. 143~144
내담자들의 강렬한 정서적 문제에 지속적으로 접촉함으로써 야기되는 퇴행적 효과 때문에 상담자들이 5년마다 추가 치료를 받아야 함을 처음으로 제안한 사람은 프로이트였다.
(...) 믿기 어려운 정서적 자극―화, 슬픔, 공황, 낙담, 갈등 등―에 직면하여, 상담자는 고갈되지도, 궁핍하지도, 고립되지도 않으면서 중립성, 객관성, 좌절에 대한 인내력, 공감, 각성, 흥미, 충동 조절을 유지하리라 기대된다. 더 나아가 상담자가 된다는 것은 사색적이 되고, 자기분석적이고, 자기 반성적이며, 끊임없이 자신의 내적 상태와 동기, 욕구, 행동, 대인 관계 패턴을 추적 관찰할 것을 요구한다. 끊임없는 내적 상태로의 집중은 자기 인식의 증가를 크게 촉진한다 할지라도 결국 자기 몰두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는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Seligman, 2002). 정말로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학회 밖의 친구들이나 가족에게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것이다.
> 상담자에게 요구되는 것들을 나열할 때마다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복합적인 기분이 든다. 당연히 생각 많이 해야지. 생각 안 하면 이 모든 걸 어떻게 연결 짓고 결론 내리고 말을 할 수 있나? 뒤에 이어지는 내용은 우리가 집에 와서도 멋지고 활기차야 함을 설명한다. 다들 우리의 밥벌이가 무엇인 줄 알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가 초인적인 인내심이 있고, 관대하게 용서하며, 싸움을 걸어올 경우에도 타협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은연중에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점에서 실수하거나 평정을 잃는다면 우리가 받게 될 질문은 “그런데 당신은 상담자라면서요?”이라고 한다. (네...)
4) 잠 못 이루는 밤
p. 147
내담자들은 악몽을 들고 와 우리의 무릎에 떨어뜨리고, 그것을 처리하라고 남겨 둔다.
> 비유 보소.
p. 148~149
여러분은 성적으로, 육체적으로 자신의 아이들을 폭행한 사람들 또는 앞서 말한 일들을 당한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심지어 사고로 혹은 고의로 자신의 아이를 죽인 부모도 만날 것이다. 비통한 눈물과 함께 계속해서 이어지는 고통스러운 각각의 이야기들은 여러분 내면의 핵심까지 관통할 것이다. 인간성에 반하는 그 범죄의 목격자로 실제 거기에 있지는 않았지만, 마치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5) 스트레스의 원천
p. 148
많은 상담자 집단이 극단적인 역기능 가족과 유사하다는 점은 슬픈 일이다. 권력 투쟁과 경제적인 경쟁이 이면에서 계속 이어진다. (...)
우리의 직업 환경이 지지, 양육, 성장의 원천이어야 하는 반면, 너무 자주 우리는 매일 좌절하면서도 효과적으로 기능하려 애쓴다.
>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나 보네. ‘극단적인 역기능 가족’이라는 가장 상담자다운 비유로 상담자 집단의 속성을 드러내다니, 대단하다.
p. 149
앞서 언급한 각각의 경우에서 전문가들은 임상 실무를 하는 것만큼이나 관료 시스템이 주는 골칫거리를 해결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그중에 쫓기는 시간이 심리적 압박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빈번한 요인이다(Kim, 2007).
6) 일방적 친밀감
p. 153
우리는 내담자에게 단순한 전이의 대상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다정하고, 매력적인 사람이다. 무조건적인 수용과 전문적인 관계 형성 기술을 가진 우리와의 만남은 내담자들이 친구들과 배우자를 만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
그러므로 이전의 미해결된 관계를 상기시켜 주는 영향력 있고 매력적인 모델인 상담자를 내담자가 어떻게 유혹하려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 이성 내담자를 상담하기가 왜 어려운지 더욱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p. 154
성적인 충동에 따라 행동하면 결과는 자명하다.
(...) 성학대를 받았던 임상가, 내담자에게 빈번히 성적 환상을 갖는 임상가, 개인적인 위기에 있는 임상가, 내담자와의 관계의 명확한 한계를 유지하지 않는 임상가, 직업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그런 임상가들이 특별히 행동에 옮길 위험성이 크다(Jackson & Nuttal, 2001; Olarte, 1997).
> 제발 하지 마...... 우리 모두 제발 하지 마요.
7) 억제
p. 156
여러분이 받은 훈련, 선호하는 이론, 슈퍼바이저에 따라서 이 개인적인 주의 목록은 서로 다를 것이다. 맥락에 관계없이 진정성을 가지라는 격려와 병렬적으로 나란히 놓여 있는 주제는 흔히 ‘당신을 억제하라.’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그들의 진실한 감정을 억제하고,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억압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은 신경증적이 되고, 잘 훈련받은 사람처럼 보이는 어른이 된다. 이중적인 메시지, 즉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메시지를 주는 가정에서 자란 어린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혼란을 느끼거나 정신분열이 된다. 그렇다면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는 상담자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 왜 나는 이전에 이렇게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을까!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정신분열까지는 이어서 생각하지 못했다.
p. 156
“우리의 개인적 욕구를 냉정하게 인정함으로써 우리의 행동에 대한 그것들의 영향을 알게 된다. 점점 더 우리는 우리의 동기를 확인하기보다는 관찰하게 된다. 우리는 그것들을 밀어내려고조차 하지 않는다. 부인해도 평화를 얻지 못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동기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남으로써 동기에 대한 집착을 느슨하게 할 수 있다.” (Ram Dass & Gorman, 1985, p. 193)
8) 내담자가 아니라 상담자 안에 있는 나르시시즘
p. 158
우리는 때로는 매우 특별하고, 특권을 갖고 있다고 매우 진지하게 여긴다. 우리는 사람들이 경의를 표하고, 우리의 지위에 존경을 표하는 데 익숙하다. 어쨌든 우리는 생계 수단으로 말을 하고, 지혜를 나누어 줌으로써 월급을 받고 있다. 낯선 사람들은 우리가 그들의 핵심을 꿰뚫어볼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존경심을 갖고 대한다. 그렇지만 완벽하게 공감하는 존재일 수 있다는 것과 나르시시즘을 살찌우는 무결점에 대한 생각은 우리의 착각에 불과하다.
(...) 많은 상담자가 어린아이 상태로 돌보는 역할을 떠맡았고, 사랑을 서비스에 대한 거래적 보상과 동일시했음을 고백한다.
p. 159
상담자가 나르시시즘을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소진하기 쉽다. 왜냐하면 상담자는 거의 자신을 돌보지 않기 때문이다. 임상적으로 상담자는 자기 가치가 너무 위태롭기 때문에 내담자를 구하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다.
9) 너무 많은 지식
p. 164
머지않아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기이하고, 오싹하며, 메스껍고,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에 충격을 받지 않게 된다. (...) 우리는 금지된 것에 관하여, 말하지 않은 것에 관하여 말을 건다.
p. 165
우리는 무엇이 일어나는지, 언제 사람들이 자신을 속이는지 너무 많이 알고 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사람들이 우리에게 하는 거짓말,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 대처할 방안을 강구하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 우리의 일은 이 기만들을 직면하는 것이다. 하루가 저물 때, 우리는 우리의 자기 기만을 마주하게 된다.
10) 자신과 타인을 병리적으로 판단하기
p. 167
이제 우리 친구, 가족, 직장 동료 가운데 어디서나 화려한 예들을 볼 수 있는 성격장애를 철저하게 연구할 시간이다. 우리는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서 증상을 발견하고 즐거워하면서 우리가 획득한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밖으로 소리 내지 않더라도 머릿속에서 사람들을 히스테리성 인격, 자기 도취형, 회피형, 강박형, 혹은 (정말 화가 날 경우에는) 경계선 장애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스미스(Smith, 1995)는 이 병리학적 렌즈를 ‘상담자의 병’으로 묘사하고 있다.
> DMS-5도 병이지만 이게 진짜 병이다. 한편으론 나만 그러는 게 아니라서 위안도 된다.
11) 피로
p. 170
우리가 삶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을 버리고, 일과 놀이 사이의 균형을 이룰 수 있기 전까지는 내담자에게 중도의 생활양식을 살라고 가르치기는 매우 어렵다.
p. 171~172
그들이 우리의 세계를 차지한다. 친구들을 만나는 것보다 더 자주 그들을 만난다. 직업적인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얼마나 많이 노력하느냐에 관계없이, 내담자들이 상담실 문을 나설 때 그들을 마음 밖으로 밀어내려고 얼마나 열심히 훈련하느냐에 상관없이, 우리는 여전히 그들을 우리 안에 데리고 다닌다. 이렇게 매주 그들의 삶의 성스러운 세부 사항들을 논의하며 시간을 보낸 후에, 어떻게 그 사람들이 우리의 마음에 어렴풋이 나타나고, 우리의 삶에 의미 있지 않을 수 있겠는가?
12) 일중독 상담자
p. 172
일에 중독된 상담자들은 그들이 하는 것에서 엄청난 만족과 행복을 얻기 때문에 그들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통 더 문제가 되며, 특히 동료들도 그들처럼 더 할 것을 기대한다면 더욱 그렇다.
13) 고립
p. 174
상담은 사람들이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도록 안전하고 사적인 안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 가장 엄격한 신뢰 가운데 서로의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이 내담자에게 보장되지 않는다면, 어떤 효과적인 도움도 줄 수 없을 것이다.
p. 175
만약 사회적 모임에서 내담자를 우연히 만날 경우, 내담자가 우리를 아는 체하지 않는 한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해야 할지 혼자 상상만 해 봤는데, 드디어 알게 되었다!
p. 176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돕고 있는 내담자들에게는 일종의 성역이 되게 하고, 우리에게는 일종의 감옥이 되게 한다.
p. 176
파티에서 자제력을 잃으면 평판이 훼손되리라는 것을 깨닫고, 얼마나 많이 마시는지 세심히 모니터해야 한다.
> 평판 지키자! 할 수 있다!
p. 177
우리는 유리로 만들어진 집에서 전시된 삶을 살고 있다. 만약 내담자들이나 예비 내담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우리의 평판을 알아볼 경우, 우리가 유능한 상담자일 뿐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는 것 또한 발견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이미지를 가꾸고 유지하려 한다. 우리는 말을 듣게 될 때, 관찰하고, 주목하여 듣고, 말하고, 그리고 입을 다물고 있다.
14) 돈
p. 178
우리는 자신이 과학자인지, 철학자인지, 기술자인지, 예술가인지 결정할 수 없는 직업에 속해 있다. (...) 아마도 더욱 중요한 것은 상담이 본질적으로 전문직인지 아니면 비즈니스인지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p. 178
우리는 삶에서 죄책감과 갈등을 빚어내는 돈과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다(Herron & Welt, 1992). (...) 어떤 사람들은 너무 많은 돈은 그들을 타락하게 할 것이라 믿는 수도승의 역할과 동일시한다. 그들은 그들의 일의 사업적 측면에서 엄청난 불안과 갈등을 경험한다. 다른 사람들은 매춘부처럼 느낀다. 그들은 사례금을 받고 낯선 사람들에게 친밀감을 제공하고 있다.
> 상담 비용을 많이 받아 보지 못해서 자연스레 수도승의 입장을 고수하게 된다. 언제쯤 매춘부처럼 느낄 날도 있을까.
p. 179
우리는 자신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내가 하는 것의 가치는 얼마나 되나? 얼마나 많은 가치가 있는가?’ 이것들은 특히 어려운 경제 시대에 생각해 봐야 할 질문들이다(Groman, 2009).
p. 180
옛날에 상담을 하는 것은 의술이나 법을 실행하는 것처럼 소명이었다. 일이나 직업이라기보다는 도움을 주는 것, 즉 헌신이었다. 단순한 세상에 소박한 이상을 품은 열정과 표리부동의 헌신이 있었다. (...)
상담사들은 선교사와 같은 자신의 이미지와 제조사 대리인의 특성에 더 가까운 행동 가운데 갇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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