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티스토리챌린지
- 고리오영감
- 성
- 데카메론
- 영어공부
- 이선프롬
- 스픽
- 도시와그불확실한벽
- 탐닉
- 스픽후기
- 독서리뷰
- 우리가사랑할때이야기하지않는것들
- 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 사람들앞에서는게두려워요
- 상담자가된다는것
- 아침에는죽음을생각하는것이좋다
- 예상문제
- 사회불안장애
- 나귀가죽
- 타인의의미
- 도플갱어
- 피부는인생이다
- 지상의양식
- 문제풀이
- 오블완
- 서있는여자
- 사건
- 진짜사랑은아직오지않았다
- 상담심리사
- 나랑하고시픈게뭐에여
- Today
- Total
화양연화
220625 samedi 본문
일어나자마자 선물을 골랐다. 친했던 동료의 생일이었다. 다음 주에 생일을 맞은 동생 선물도 함께 골라서 주었다. 준비하던 이직에 성공했다면 오늘은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하는 날이었다. 체력 학원에서 만났던 대학 동기는 충주에 갔을 것이다. 이틀 안 갔다고 회사에서 멀어진 것처럼 통과하려고 애를 쓰던 채용 준비도 오랜 일처럼 느껴지지만, 잠깐은 그 과정에서 만났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종 합격을 했다는 걸 떠올렸다. 카카오톡에서 팀장님 이름을 검색해서 함께 있던 단체 카톡방을 전부 나왔다. 그 작업을 하다가 상담수련생 오픈 채팅방에 불이 난 것을 알았다. 경채를 준비하면서 포기했던 상담심리사 2급 필기시험이 오늘이었던 것이다. 시험도 못 치고 채용도 되지 않을까 봐 걱정했었지만, 진짜 그런 일이 일어난 지금에 시간을 돌릴 수 있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 마음이 잔잔했다.
찬과 나는 해장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중국냉면을, 나는 차돌짬뽕을 골랐다. 자마이카 피트니스 회원권을 사려고 당근마켓을 기웃거렸지만 원하는 걸 찾지 못했다. 찬은 나랑 붙어 있으면 늘어지고 싶은지 운동하러 가지 않았다. 그의 집엔 새로운 선풍기가 생겼다. 그는 중국어 실력을 발휘하여 샤오미 제품의 설명서를 보고 선풍기를 조립할 수 있었다. 서늘한 집에 살아서 에어컨도 잘 안 켜는 나에게도 탐나는 매끈한 모양새였다. 나는 시력교정술을 잠깐 고민하다가 새 안경을 맞추기로 결심했다. 나쁜 시력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때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분홍빛으로 반짝이는 안경테를 선택했다. 안경사는 너무 반짝이는 것은 질릴 수 있다고 했지만, 무난하다고 관심이 오래 머무는 것도 아니다. 새 안경을 다음 날 찾으러 가기로 했다.
찬과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다음 달에 시작될 피아노 교습에서 슈베르트의 Fantasy for 4 hands in f minor D.940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Y와 함께 연주했던 곡인데, 어려웠던 2악장을 건너뛰었다. 두 명이 쳐야 하는 곡이라 선생님과 함께 연주하면서 연습할 수도 있고, 이번 기회에 2악장까지 잘 치게 되면 Y와 한 번 더 호흡을 맞추면 좋겠다 싶었다. 고깃집에서 찬이 한 어떤 말에 기분이 나빴고,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을 요목조목 짚었다. 그는 쉽게 수긍했다. 우리의 관계가 어디쯤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디로 가든 상관없었다. 하면 안 되는 것도 없고, 반드시 해야 하는 것도 없다. 지금 이 순간에 상대가 하려는 말을 잘 듣고 싶다면 나의 당위성은 방해가 될 뿐이다. 우리는 야식으로 빙수를 먹었다. 찬은 흑임자 빙수 맛에 약간 실망한 것 같았지만, 내게는 여름이 왔다는 신호로 느껴졌다. 빙수 몇 숟갈에 다가온 계절감이 신기했다. 하루키의 책은 2/3 정도 읽었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조디악, 2007>은 꽤 길고, 집중력을 요하는 영화였다. 다음에 이어서 보려고 한다. 벌써 주말인지, 평일인지 요일 감각이 없어지려고 한다.
'적바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0627 lundi (2) | 2022.06.28 |
---|---|
220626 dimanche (2) | 2022.06.27 |
220624 vendredi (2) | 2022.06.25 |
220623 jeudi (4) | 2022.06.23 |
220326 samedi: 코로나 확진 5일차 (4) | 2022.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