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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왕/여정

11월 첫째 주(10/31~11/6)

도르_도르 2022. 11. 5. 10:42

10/31

『한 여자』_아니 에르노

완독은 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책만 많이 꺼내서 읽네. 그래도 지금 읽는 『어젯밤』은 그다지 재미가 없다.

 

사람들은 내게 말했다. 「그런 상태로 여러 해를 사신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모두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더 나았다. 그건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하나의 문장, 하나의 확신이었다.


11/1

『한 여자』_아니 에르노

생각보다 많이 흔들렸군. 어제 완독하고 잤다. 그리고 드디어 메모지들을 챙겨서 출근하였다.

 

나는 그녀와 헤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는 것이 만족스러웠고, 그녀가 그립지 않았다. 특히 그 곁으로 돌아갈 때는 남자들과의 일로 불행해졌을 때였지만, 그런 일들을 털어놓을 수는 없었다.


11/2

『한 여자』_아니 에르노

「네가 다른 애들에 비해 넉넉하지 못하다고 입에 오르내리는 건 싫어.」 그녀의 가장 깊은 욕망은 자신이 누리지 못했던 것 전부를 내게 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렇다는 것은 결국 그녀에게는 과중한 노동, 극심한 돈 걱정을 의미하는 거였다.


11/3

『행복한 그림자의 춤』

「태워줘서 고마워」_앨리스 먼로

어제 상담자로서의 역량을 쌓는 데에 125,000원을 지불하였다. 아주 재미난 이야기가 많았는데, 오늘도 교육을 듣느라 정리할 시간이 없었네. 오전 루틴도 퇴근하기 조금 전에 시작했으니. 후후. 사랑무새가 다시 왔도다.

 

사랑을 할 때 어떤 사람은 조금만 나아가고 어떤 사람들은 꽤 멀리까지 가서 신비주의자처럼 아주 많은 것을 내던지기도 한다.


11/4

『기나긴 이별』_레이먼드 챈들러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시네요. 나쁜 짓이에요. 착한 사람이 이러면 안 되죠.」

「맞습니다. 아주 나쁜 짓이죠.」 나도 동의했다. 「하지만 오늘 하루 종일 착하고 말 잘 듣는 충견 노릇을 했더니 왠지 엉뚱한 짓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누군가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인 듯한 기분이 드네요. (...)」


11/5

『돈키호테 1』_미겔 데 세르반테스

토요일에 출근했기 때문에 오전 루틴을 해 본다! 상담센터라는 장소 특성이 참 좋다. 아무것도 안 해도 아늑하다. 물론 할 건 많지만... 평소에는 퓨전 클래식(?) 같은 듣기 좋은 음악이 나오는데, 오늘은 내 마음대로 클래식을 따라딴 틀었다. 『돈키호테』의 이 구절을 읽으면서 내담자들도 이런 마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망토 밑에서는 왕도 죽인다>니!

 

친애하는 독자여, 당신은 그의 친척이나 친구가 아닐뿐더러 당신의 육체에 영혼과 가장 훌륭한 자유 의지를 갖고 계시고, 왕이 거둬들인 세금이 그의 것이듯 당신도 당신 것의 주인 되시니, <내 망토 밑에서는 왕도 죽인다>라는 말처럼 편할 대로 하십시오. 당신은 이 책에 대한 어떠한 종류의 존경심이나 의무에서도 자유롭습니다. (...) 나쁘게 말한다고 당신을 비방할까 혹은 좋게 말한다고 당신에게 상을 줄까, 두려워하거나 고민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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