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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종보통 운전면허 취득★ 본문

만학도/수집가+도전자

1종보통 운전면허 취득★

도르_도르 2022. 1. 26. 12:52

경찰이 되려면 1종보통 운전면허를 소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1종 면허 취득'이 마음에 돌처럼 앉아 있었다. 심지어 1종 면허가 없으면 지원조차 할 수 없다! 2종보통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던 나는 트럭으로 도로주행 시험만 합격하면 종별 변환이 가능했다. 몇 번의 기회가 있긴 했다. 2021년 5월 말에는 장롱면허였던 내가 제주도에서 운전을 해야 했다. 1종 면허 취득을 위해 운전학원에 등록하여 도로주행 교육을 받으며 운전 감을 키울까, 운전 연수를 받을까 고민하다가 후자를 택했다. 짧은 시간 안에 1종 면허 취득이 쉽지 않을 것 같았고, 트럭으로 운전 교육을 받아봤자 제주도에서 몰아야 할 건 2종보통 자동차였기 때문이다. 그때는 무사고로 제주도를 여행해서 경제적이지 않았던 나의 선택이 약간 아쉽긴 했으나, 이번에 1종 면허를 따면서 그건 아주 잘한 일이었음을 깨달았다. 도로주행 시험 치기 7개월 전에 받았던 운전 연수였지만 운전 감이 있어 면허를 빨리 취득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트럭으로 하는 도로주행 시험과 일반 승용차로 하는 운전은 요구 사항이 달라서 트럭으로 교육 받았다간 제주도에서 사고가 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7월에 찬과 헤어진 틈을 타(?)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서 1종 연습면허를 발급 받았다. 그게 있어야 전문운전학원에 등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2021년이 다 끝나가자 마음이 졸아든 나는 부랴부랴 신도림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 처음 갔다. 11월 25일이었다.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따고 싶어서 시뮬레이션 운전학원 상담을 받아봤으나, 1종이면 실제 클러치의 감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는 조금 부정적인 답변을 받아서 결국 전문학원에 등록을 했다. 신도림운전학원은 신도림역과 매우 가깝다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도림천역에 내려서 걸어가야 했다. 신도림역에서 환승할 때 퇴근 버프를 받은 그곳은 정말 엄청났다. 학원에 연습면허를 제출하고 도로주행 교육을 12월 8일(수), 8일(목), 9일(금) 이렇게 3일 동안 받기로 했다. 도로주행 교육 마지막 날에 시험을 신청할 수 있었다. 주중에는 시간이 맞지 않고 그 주 토요일엔 일이 있어 첫 도로주행 시험은 12월 18일(토)로 잡게 되었다.

첫 도로주행 시험 며칠 전에 찬이 "이번 주 토요일에 눈 온대."라고 했다. 미루다가 당일이 되어서야 영상을 보며 길 익히기 벼락치기를 시도했지만 몽롱했다. 시험을 치러 집에서 나왔을 때 눈이 흩날리고 있었다. 눈발은 더욱 거세져 도로주행 시험 대기실에서 무섭도록 눈이 쌓이는 게 보였다. 진행요원 분이 원래는 이런 경우가 없는데 기상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오늘 시험 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수수료 없이 날짜 변경을 해 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 날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크리스마스와 신정 때문에 다음 시험은 3주 뒤에 쳐야 했으므로, 떨어지더라도 한 번 시도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길도 익힐 겸. 눈길 운전은 정말 아찔했다. 길도 모르는데 차선마저 안 보였다. '분홍색 유도선 따라가기'로 길을 외웠는데 바닥이 온통 하얬다. 결국 좌회전을 크게 돌다가 눈길에 바퀴가 미끌려 실격을 당했다. 1월 5일(토)에 도로주행 시험을 치겠다고 신청해 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3주 동안 열심히 길을 익힐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심지어 시험 전 날엔 PCR 검사 받고 맥주도 마심^^ 아 참, 나는 백신패스가 없다) 밤에 불안해서 잠 못 들고 아침에야 노트북 앞에 앉아서 주구장창 운전 영상을 보았다. 지끈한 머리로 '잠도 못 잘 정도로 불안할 거면 미리 하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조차 낡고 지겨웠다. 바닥에 종이를 세 장 깔았다. 클러치, 브레이크, 엑셀이라고 크게 적어서. 오후 3시 20분까지 대기실에 입실하면 되었다. 비도, 눈도 안 내리는 좋은 날이었다. 네 코스 중 가장 쉽다고 알려진 A코스가 당첨되었고, 그렇게 운 좋게 도로주행 시험에 통과했다.

시험에 통과한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었다. 1종 연습면허를 발급 받았던 것처럼 도로주행 시험 합격 후 한 달 안에 평일 주간에 운전면허시험장에 직접 가서 면허 신청을 해야 했다. 퇴사할 생각뿐이라 연차 쓰는 건 아깝지 않았다. 연차 쓴 김에 사랑니도 뽑고, 경찰공무원채용신체검사도 했다. 이번에도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 갔다. 개방형 공장 같은 그곳은 사람들이 많지만 그만큼 신속하게 일 처리를 해 준다. 그래서 '1종보통'이 적힌 운전면허증이 마침내 내 품으로 들어왔다!

 

와창쿠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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