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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작

서울숲보다 좋음 주의: 보라매공원 첫 방문 (8/9)

도르_도르 2020. 8. 12. 13:05

 

 

본인 피셜 체지방률 한 자릿수에 모든 구기 종목을 다 잘한다는 그는 걷는 걸 싫어한다. 걸음이 경보 선수만큼 빠르고 걷기 좋아하나 운동 신경이 0인 나와는 상반된다.

 

그것 말고도 MBTI(INTPXESFJ=전부 불일치)부터해서 다른 게 아주 많은 우리는 친구 조르바의 말처럼 우당탕거리는 중이다.

 

타인의 기분을 풀어준다는 개념을 아직 습득하지 못하였으나(내 기분 내 건데 네가 왜...?),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공원 산책을 그가 먼저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기분 좋아짐). 그래서 보라매공원에 처음으로 가보게 되었다.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 신림역, 7호선 보라매역에 내리면 다른 입구일 수는 있지만 공원까지 걸어가는 데에 무리 없어 보였다. 아, 우리는 6511번 버스를 탔다.

 

 

꺄륵
기특하게 내 사진도 찍어줌.
아이폰 카메라는 깜깜한 곳에서 역량이 더 잘 발휘되는 것 같다.
초록초록

 

장마철을 맞아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하던 날이었다. 그런데도 밤에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리고 공원에 있을 때만큼은 비가 멎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촉촉하게 젖은 나뭇잎 향이 가득한 여름밤의 보라매공원을 걸으니, 서울숲 부럽지 않았다. 서울숲에 처음 갔을 때 '여기가 집 근처라면 얼마나 좋을까?'하며 그 근처 사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시기 질투했더랬다. 더 이상 그런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다. 우리 집 근처에는 보라매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러 다 둘러보지도 않았다. 또 가면 되니까!

 

공원 중간에 공사용 가벽을 세워놓은 곳이 있었는데, 그곳까지 재개장하면 완벽할 것 같다.

 

 

그가 자꾸 낙성대공원이랑은 비교도 안 된다면서 낙성대공원과 이곳을 비교했다.

낫거나 못한 게 아니라, 장단이 다 있는 거다. 낙성대공원엔 강감찬 장군님과 각종 운동 기구들이 있다.

 

낙성대공원에서 훌라후프 대결 완패 후 도망

중요한 타인의 기분을 고려해서 맞춰주는 건 좋은 일 같다.

내가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상대가 그렇게 해줄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건 사실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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