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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200902 mercredi
서프라이즈! 그가 내색 없이 회사에 나를 데리러 왔다. 종일 비 내리는 지독한 날씨였다. 그는 바지를 환불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일기를 쓰면서 나를 기다렸다. 업무 과부하가 걸린 요즘이라 회사에서 가능한 빨리 멀리 벗어나고 싶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는데, 누가 헐레벌떡 나를 따라왔다. 그는 나를 놀래키고 싶어 숨어 있었지만, 한눈팔다 놓치면 번개처럼 사라져 버릴 게 뻔했기에 정신을 단단히 차리고 대기하다가 내가 보이자 발걸음을 재촉한 모양이었다. 뭘 먹는지가 너무 중요한 그와 오랜 논쟁 끝에 연남동에서 제일간다는 중식당 에 방문하게 되었다.
적바림
2020. 9. 3.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