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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201115 dimanche
금요일 오후 반차를 쓰고 몸져누워 있을 때 엄마가 전화를 걸었다. 마음에 안 든다는 선언 이후 그에 관해 엄마에게 말하지 않기로 결심하였는데, 온종일 그를 생각하는 나는 엄마와의 대화량이 확연히 적어진 터였다. 엄마는 다짜고짜 선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부글부글 속이 끓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해야겠다 싶어, 선보지 않겠다, 이유는 그렇게 하기 싫으니까, 그와 계속 만날 거다, 결혼할 건지는 지금 알 수 없다, 고 주어진 질문에만 대답했다. 엄마는 내가 당신 뜻대로 되지 않아 기분이 잔뜩 상한 것 같았지만,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짧은 통화 뒤로 눈물이 제어가 안 됐다. 그는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인데, 제대로 알아보려는 마음도 없으면서 그가 해악이라도 되는 양 함부로 ..
적바림
2020. 11. 16. 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