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수집가+도전자

2024년 결산맨☆

도르_도르 2025. 1. 1. 23:42

2024년 결산을 12월 31일에 썼으면 더 멋졌겠지만, 가까스로 비공개 게시글로 2025년 1월 1일이 저물기 전에 타이밍을 잡았으니 다행이다. 2024년에는 바라던 많은 것들을 이뤘다.
염원하던 결혼 준비를 거의 다 마쳤다. 식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혼인 신고를 언제 할지 몰라서 C와 법적인 부부가 되는 일은 별개이겠으나, 사랑스러운 그와 가족이 된다니 감개무량하다. C는 자주 삐지긴 해도 시간을 들이면 솔직하게 자기 감정과 생각을 표현해서 달래 주는 재미가 있다. 반려동물처럼 재롱을 부리는 그가 너무 신기하고 귀엽다. 결혼 상대를 구하면 애정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드라마는 사라질 줄 알았는데, 올해는 우연히 옛 연인들을 꿈이 아닌 실제 세계에서 몇 명이나 만났다. 옛 연인을 1년에 1명도 안 만났던 세월이 십여 년이기에 꽤 인상적인 일이었다. 덕분에 비혼자였던 시기를 정리하고, 기혼자로서의 인생을 더욱 정갈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여태껏 가까운 이들은 모두 나의 독특함에 혀를 내둘렀는데, 이제 나는 다소 평범한 삶의 시작점 앞이다. 
또한 염원의 다른 한 축이었던 CARE요원 및 자격증 준비 영역에서, 경찰이 되지는 못했지만, 상담심리사 자격증을 땄다. 경찰보다 더 원하던 게 상담심리사 2급이었기에 만족스러운 결과이다. 더는 경찰 준비를 하지 않을 것 같고, 전문상담사와 상담심리사 1급 자격증을 딸 때까지 또 달릴 것이다(출동^^!).
일에서는 회의감을 느꼈던 시기가 있었다. 하반기에는 세상과 접촉이 잘 안 되는 느낌까지 들었다. 다행히 연말이 되니 꽤 나아졌다. 
 
1. 책: 18

12월 막판 스퍼트잼~~

당초 목표했던 완독 30권을 달성하진 못하였으나, '심리학 관련 도서 5권 읽기'는 했다! 주관적이고 넓은 의미의 심리학 관련 도서를 노란색으로 표시해 보니 8권이나 된다. 전체 도서를 달 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1월(1권):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_무라카미 하루키
  • 2월(0권)
  • 3월(0권)
  • 4월(1권): 도파민네이션_애나 렘키
  • 5월(1권): 정신분석적 진단_Nancy Mcwilliams
  • 6월(0권)
  • 7월(2권):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_존 브래드쇼,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_최재훈
  • 8월(0권)
  • 9월(1권): 홍학의 자리_정해연
  • 10월(1권): 파친코_이민진
  • 11월(3권): 분석심리학 이야기_이부영,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_장강명,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_우치다 다쓰루
  • 12월(7권): 가난한 사람들_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채식주의자_한강, 감정은 잘못이 없다_류페이쉬안, 그래도 사는 동안 덜 괴롭고 싶다면_최효주, 광인_이혁진, 상담자가 된다는 것_Jeffrey A. Kottler, 베르메유의 숲_까미유 주르디

기록할 만한 책들을 꼽으라면, 우선 2022년에 시작하여 2년 넘게 잡고 있었던 『상담자가 된다는 것』이 있겠다. 천천히 곱씹으며 보고 싶어 빨리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없었지만, 다 읽으니 아주 후련하긴 했다.
『정신분석적 진단』,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분석심리학 이야기』, 『감정은 잘못이 없다』 이렇게 4권은 북리딩을 한 책이다. 현재는 수련 시간으로 인정받는 유료 북리딩과 지인들과 사부작사부작 부담 없이 하는 북리딩을 하고 있는데, 책뿐만 아니라 자신과 상대를 깊이 이해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해 보니 잘 모르는 사람들보다는 지인들과 하는 게 더 만족도가 높다.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홍학의 자리』, 『가난한 사람들』은 독서 모임을 위해서 읽었다. 독서 모임은 역시 독서의 원동력이다!

북리딩과 독서 모임과 관련된 도서를 제외하였을 때 나머지가 전부 소설이 아니라,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와 같은 책과 관련된 책을 2권 본 것은 이례적이다. 장강명 작가의 글은 2024년에 처음 접했는데 좋아서 『당선, 합격, 계급』도 소장하게 되었다.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문학상을 탄 것은 우리나라의 최고 경사였다! 이를 기념하여 『채식주의자』를 다시 보았다. 읽다 보니, 3부작 중 첫 번째인 「채식주의자」밖에 안 읽고 이 책을 읽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전체를 다 읽으니 「채식주의자」만 읽은 건 책의 아주 일부만 본 것이었다. 흡인력이 대단하고 마음 저미게 하는 소설이었다. 이후 책에서 영향을 받은 장면이 꿈에 몇 번이나 나올 정도로 무의식이 건드려졌다. 올해 최고의 책도 『채식주의자』로 꼽고 싶다. 상담을 이렇게 하라, 정신건강 관리법, 인간에게는 이러한 특성이 있습니다, 등의 책도 물론 필요하지만, 『채식주의자』는 문학을 통하여 폭력 피해자를 이해할 수밖에 없게 그렸기 때문에 온몸으로 와닿았다. 너무 가슴 아프지만 더욱 외면하면 안 되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2. 상담수련: n회

전문성 향상을 위한 상담수련 과정을 정리해 보겠다.

  • 1/15~1/29: 마이카운슬러 '경험을 통해 배우는 ACT 수용전념치료' (심리콘텐츠공작소 소크리에이트 조주성 소장) / 비대면 / 한국상담학회 집단상담 15시간 / 20만 원
  • 1/19: 2024년 동계 상담학 연수회 'Wise DBT: 기초에서 수용(acceptance) 기술까지' (서울디지털대학교 김기환 교수) / 비대면 / 한국상담학회 연수학술모임 6시간 / 3만 원
  • 1/21: 2024년 범죄심리사 보수교육 '재범방지교육, 범죄자 심리치료, 마약범죄의 이해, 전문가 역할과 윤리, 특수 사례의 PAI 해석, 사례발표회' / 대면 / 15만 원
  • 1/30: 개인상담 및 심리검사 수퍼비전 각 1건 (미소담심리상담센터 이재란 센터장) / 대면 / 한국상담학회 개인상담/심리검사 슈퍼비전 각각 60분, 한국상담심리학회 개인상담/심리검사 슈퍼비전 각각 1회 / 유료
  • 3/19: 2024년 상반기 임상심리치료인력 역량강화교육 '가족 상담과 정서체계의 이해' (올웨이즈심리상담센터 김순덕 센터장) / 대면 / 한국상담학회 연수학술모임 6시간 / 무료(회사 지원)
  • 4/2~4/3: (주)한국MBTI연구소 'MBTI 전문자격 교육(2024년 보수과정 8차)' / 비대면 / 22만 원(회사 지원)
  • 4/28: 교육분석 / 대면 / 한국상담학회 내담자 경험 50분 / 8만 원
  • 5/2: (사)한국상담심리학회 2022년 학술대회 '다양한 이론을 바탕으로 한 사례 개념화' (최윤미) / 비대면 / 한국상담심리학회 웹비너(Webinar) 0.5회 / 1만 1천 원
  • 5/2: (사)한국상담심리학회 2023년 3월 학술 및 사례 심포지엄 '현대사회 강박장애에 대한 이해, 불안과 걱정 정서치료' (설순호, 이흥표) / 한국상담심리학회 웹비너(Webinar) 0.5회 / 1만 1천 원
  • 6/28: 상담교육연구소 이음 화상 공개사례발표회 발표 1건, 참관 1건 (방지원, 장미수 수퍼바이저) / 비대면 / 한국상담심리학회 공사발 발표 1사례, 참가 1사례 / 비대면 / 28만 
  • 9/8: 교육분석 / 대면 / 한국상담학회 내담자 경험 50분 / 8만 원
  • 9/26: 기관 내 교육 'MBTI를 활용한 부모교육' (엄마마음 상담교육연구소 김신실 소장) / 대면 / 무료(회사 지원)
  • 10/1: 상담윤리 필수교육 '2024년 사례를 활용한 상담 윤리 교육' (서은경) - 146분 / 비대면 / 한국상담심리학회 웹비너(Webinar) 0회 / 무료
  • 12/4: 교육분석 / 대면 / 한국상담학회 내담자 경험 1시간 / 8만 원
  • 12/5: 2024년 하반기 임상심리치료인력 역량강화교육 '심리적 외상 이해 및 개입' (윌로우심리상담센터 조윤화 센터장) / 대면 / 무료(회사 지원)
  • 12/19: 컴(COM)상담교육연구소 공개사례발표 참관 2건 (유채은, 김명찬 교수) / 한국상담학회 공사발 참석 3시간, 한국상담심리학회 공사발 참석 2사례 / 비대면 / 3만 원
  • 12/22~12/29: 마이카운슬러 정서중심치료 북리딩 클래스 '『심리치료에서 정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북리딩' (한마음상담센터 배정우 센터장) / 한국상담학회 연수학술모임 4시간(25년 1월까지 총 10시간) / 비대면 / 10만 원
  • 12/27: (사)한국상담심리학회 2022년 5월 학술 및 사례 심포지엄 '정서조절 이론과 정서 중심 상담 / 부정적 정서조절과 긍정적 정서조절' (최해나, 김영근, 서해나, 김경희) - 250분 / 한국상담심리학회 웹비너(Webinar) 0.5회 / 1만 1천 원
  • 12/27: (사)한국상담심리학회 2021년 학술대회 '상담자 자기돌봄과 회복탄력성' (이은진) - 116분 / 한국상담심리학회 웹비너(Webinar) 0.5회 / 2만 2천 원
  • 12/29: (사)한국상담심리학회 2023년 하계 교육 연수 '마음챙김과 자기연민 : 상담에서의 적용' (이규미) - 309분 / 한국상담심리학회 웹비너(Webinar) 1회 / 3만 3천 원

올해는 상담심리사 2급 취득을 준비하느라 수련을 많이 받으려고 하기보다는 수련 수첩을 정리하는 데에 초점을 뒀다. 다행히 이리저리 흩어져 있던 내역을 잘 모으는 데에 성공했고, 자격증을 취득하였다(10절). 결혼 준비도 수련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이렇게 보니 1월에 새해 버프로 이것저것 많이 시도했네. 한상심 자격 유지 교육은 한 해가 가기 전에 겨우 다 웹비너로 채웠는데, 한상은 동계 연수회에 참여해서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공부했다는 점이 괄목할 만하다. 이 직종은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이 여기서도 나타나는데, 회사 지원도 받고 수련을 적게 한 것임에도 상기 과정으로 120만 원 이상을 쓴 것이 분명... 내년에는 더욱 촘촘하게 수련을 받고자 하여, 경제적인 대가를 더 지불해야 할 것이다...

 

이해되지 않아도 느껴진다면 그게 실제하는 것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한 ACT 집단상담이 기억에 남는다. 조윤화 센터장님의 복합 트라우마에 대한 강의는 그런 양질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또한 학교에서는 깊이 있게 공부하지 않았던 ACT, DBT, EFT, 그리고 MBTI에 대해 교육받으면서, 심리상담의 현대적인 흐름을 전보다 더 알게 되었다. CBT가 효과적이라는 대세를 따라 관심을 가지려고 하였으나, 사고형 인간은 '사고가 바뀌면 정서와 행동도 바뀐다.'라는 전제가 온몸으로 와닿지는 않았는데, 정서 혹은 체험이 중요하다는 다른 치료 이론들은 꽤나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하지만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는 습관 때문인지 내담자 혹은 내 삶에 적용하기 쉽진 않다. 이러한 장애물(?) 덕택에 더 흥미롭기도 하고. 

 

그리고 수련과는 상관없이 취미로 하는 독서 및 북리딩이지만,  『정신분석적 진단』,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분석심리학 이야기』, 『감정은 잘못이 없다』, 『상담자가 된다는 것』을 완독한 것도 내담자를 좀 더 자신 있게 만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많이 남음,,)